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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럴드의 게임 (Gerald's Game, 2017)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청불.
포스터를 보고 치정 스릴러로 예상했지만, 뜻밖에도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심리 스릴러 + 여성 성장물이었다.
선정성은 포스터를 보고 예상했던 것보다 높지 않았다. 서비스씬 수준의 의미 없는 선정적 장면 같은 건 없었던 것 같다. 주인공 두 사람이 영화 내내 속옷 차림이기는 한데, 스릴러이다 보니 선정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와, 야하다…가 아니라 헉, 어허헝… 미치겠네ㅠㅠ였다는 것.) (그리고 배우 브루스 그린우드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나 든다. 1956년생인데 어떻게 몸을 그렇게 만드실 수가 있지요…?!)
선정성보다는 신체가 훼손되는 장면 때문에 청불인 것 아닌가 싶을 정도. (특히 후반부 훼손 장면은 두 눈뜨고 보기가 너무 너무 고통스러울 정도였다…….)

제럴드와 제시는 섹시한 슬립과 수갑, 비아그라를 챙겨서 외딴 별장으로 여행을 간다. 두 사람은 어색함과 긴장감 속에서 색다른 부부관계를 시도해보지만 쉽지 않다. 사실 부부는 속으로 곪아 들어간 여러 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시는 존중받지 못하는 아내였다는 사실도 점차로 드러나게 된다. 제시가 아직 수갑으로 결박된 상태에서 부부는 말다툼을 하게 되고 제럴드는 심장마비로 쓰러지고 만다.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수갑에 묶여 극단적으로 좁아진 시야와 행동반경.
외딴 별장.
한 덩이에 200달러짜리인 고베산 립아이에도 만족 못한 들개.
패닉에 빠져서 보이기 시작한 환각.
어둠 속 그림자. (환영인지 괴물인지 사람인지 알 수 없어서 머리카락이 쭈뼛 서는 긴장감과 공포심을 유발한다.)
이 모든 상황을 제시 홀로 견디고 헤쳐 나간다.
제시는 이러한 극단적인 상황에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되고 깊고 어두웠던 상처를 드러내고 이겨내게 된다.

성장담 
제시가 환각과의 대화를 통해서 추리, 상황판단, 대책마련, 자아비판을 하는 장면들이 상당히 재미있었다. (특히 물컵 장면.)
환각의 정체는 제시의 내면에 숨겨져 있었던, 위기상황에 빛나는 본모습인 것일까. 마냥 순종적이거나 소극적이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은 것이다. 오히려 상당히 냉정하고 현명하다고 해야 할 정도.
제시는 살아남는 것뿐만 아니라, 과거를 극복하고 (더 이상 회피하지 않겠다고 여러 가지 행동으로 보여줄 정도로) 성장한다. "당신, 내 기억보다 훨씬 작네요"

결말 
하도 환영에 시달려서 혹시 꿈으로 끝나는 엔딩 아닌가하고 무척 노심초사하면서 보았는데 다행이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인생의 개기일식이 끝났다 = 주인공이 남성(아버지와 남편, 수수께끼의 존재)의 억압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뜻의 미장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잖아도 결말에서 수수께끼를 논리적으로 해설해주는 만듦새의 영화 아닌가. 영화를 두 번 보니, 부부가 별장에 도착하기 전에 자동차에서 듣는 라디오에서 "공동묘지 무단 침입 및 절도 사건" 뉴스를 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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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ANDCUFFS = 수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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