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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널 지켜주지 않아 (No One Will Save You, 2023)

SF 공포 장르지만, 고독과 정적이 느껴지는 영화.
콰직 우지끈은 잔뜩 나오지만, 사람 간에 교류하는 대사가 안 나온다. IMDb🔗에 따르면, 총 세 줄의 대사가 나온다고 한다.

처음에는 너무 고독해서 『디 아더스』 생각도 나고, 하늘과 구름 때문에 『놉』 생각도 나는데…… 괴생명체의 생김새가 너무 1950년대 미국식 눈 큰 배불뚝이 외계인이라서 뭔가의 비유겠거니 하고 영화를 보게 된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Grey alien이라고 부른다는 것 같다.)
이런 감상을 막기 위함인지, 크리처 영화 같은 장면도 길게 나오지만….
점프 스케어도 두 장면 정도는 있었던 것 같다.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영화 『누구도 널 지켜주지 않아』 포스터 Copyright ⓒ 2023 20th Century Studios


어느 날 밤, 이상한 소리를 내는 괴생명체가 브린 혼자 사는 집에 들어온다. 브린은 자주 겪어본 일인 양 소음을 죽이며 침대 아래로 숨는다. (영화를 끝까지 봐도 그런 내용은 나오지 않는데, 마치 주인공이 동네의 나쁜 이웃들한테 험한 일을 당해본 것 아닌가 싶어질 정도이다.) 브린은 창문과 현관문을 잠그러 다니는데, 그 와중에도 전등과 냉장고에 불이 켜지고 전화기에서 날카로운 소음이 들리는 등의 소란이 벌어진다. 브린은 집 안에서 도망을 다니다가 외계인의 옆머리를 찔러죽인다.
아침이 왔지만, 전화도 먹통이고 자동차 시동도 걸리지 않는다.
브린은 자전거를 타고 시내로 향하다가 뒤집힌 택배차와 부서진 데다 잔디에 표식까지 남겨진 집을 발견한다.
브린은 경찰서를 찾지만, 모드 콜린스(브린의 어린 시절 친구)의 부모로부터 모욕과 무시만 당한다. 브린은 경찰에 신고하는 걸 포기하고 버스를 탄다. 잠시 해방감을 느끼지만, 버스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며 기괴하게 움직이는 인간 두 명의 공격을 받는다.
브린은 버스에서 탈출해 교회로 가보지만, 문이 잠겨 있어서 모드 콜린스의 묘만 방문한다.
하늘이 수상해지자, 얼른 집 쪽으로 돌아가는데 이웃들이 외계인에 잠식당한 것처럼 보이는 모습을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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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스포일러 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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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린은 열심히 싸우기도 하고 도망치기도 하지만, 결국 빨간색 빛에 붙잡혀 외계인이 입에서 토해낸 벌레 같은 걸 삼키게 된다. 브린은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고 모드가 살아 있는 모습을 보게 되어 모드에게 사과한다. 그리고 스스로 목에 손을 집어넣어 벌레 같은 걸 꺼낸다. 집 안 침대 위에서 깬 것부터가 환상이었던 것.
브린은 도플갱어에게 배를 찔린다. 하지만 방어 채비를 할 때 챙겨두었던 커터칼로 목을 찔러 쓰러뜨린다.
그 뒤, 팔다리가 긴 외계인 때문에 파란빛에 붙잡혀서 브린은 미확인비행체로 끌려 올라간다.
외계인이 이마에 손가락을 짚자, 브린은 어릴 때 일어났던 일을 보게 된다. 모드가 브린을 밀치자, 브린은 바닥에 있었던 돌을 집어 들어 모드를 쳤던 것. 브린은 모드에게 편지를 쓰는 어린 자기 자신을 보고 위로를 전한다.
외계인은 자기들끼리 대화를 나누고는 브린을 원래 있던 도로 위에 떨어뜨린다. 브린이 찔린 배도 그대로이다. 외계인이 브린에게 어떤 조작도 가하지 않았다는 의미일까? 브린은 웃는다.
이제 브린은 화장도 하고 이웃들과 교류하며 밝게 지낸다. 다른 사람들은 외계인에 잠식당한 그대로인 것 같다. 브린은 마치 외계인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카메라를 쳐다본다.
하늘에 미확인비행체가 여러 대 떠 있는 것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끝난다.

IMDb🔗를 보면, 각본 · 감독을 맡은 Brian Duffield는 외계인을 문제견한테 물리면서도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행복하게 잘 사는지 관찰하는 상위종으로 묘사했다는 것 같다.
지구인이 외계인한테 정복당했지만 딱히 중요한 건 아니고, 어쨌든 스스로 죗값을 치르며 고독하고 불행하게 살던 젊은 여자가 드디어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집 밖으로 나와서 행복을 얻었다는 것?
외계인의 솔루션은 정말 과격하구만. 몸을 기괴하게 꺾어대는 팔다리가 길~~~다란 외계인이나 람부탄처럼 생긴 벌레, 배를 찔러오는 도펠겡어 등은 장르적 허용으로 넘어가라는 것일까.
아니면, 브린은 환상이라는 걸 알면서도 모드에게 거듭 사과하고 나서 스스로 벌레를 꺼냈고(머리가 좋고 삶에 집착하며 자기 자신으로 있고자 한다.) 과거의 잘못을 직시하고도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자 할 정도의 인간이니까 솔루션을 제공하자고 외계인의 호기심과 탐구심, 측은지심을 자극한 걸지도.
브린도 스스로 나서서 인형 같은 이웃들과 춤을 즐기고, 외계인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걸 아는 것처럼 카메라를 쳐다보니까 선후관계가 어떻든 해피 엔딩은 해피 엔딩이라는 것이겠지.




퀴즈 레이디 (Quiz Lady, 2023)

코미디 영화.
동양계 자매가 주인공이고(아콰피나와 산드라 오가 연기했다.) 남자와 엮이지 않는다는 점, 빚쟁이인 아시아계 갱스터가 개를 무척 좋아한다는 점, 꽉 닫힌 해피 엔딩이라는 점 등등 덕분에 편하게 볼 수 있다.

기억에 남을 정도로 불쾌한 소재는 없었던 듯하다.
똥 이야기를 하지만, 자매애와 연대 서사로 연결하고
마약 이야기를 하지만, 흥겹고 어이없으며 발랄하게 묘사한다.

영화를 틀면
흡연 장면 포함 
간접광고(PPL) 포함 
이라는 문구가 뜬다. 영화 중반부에 제니(산드라 오 扮)가 가희 바운스 밤을 쓰면서 앤(아콰피나 扮)에게 권하는 장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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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퀴즈 레이디』 포스터 Copyright ⓒ 2023 20th Century Studios


여성 서사?
감독과 주연이 여성이어서 그런지, 지나가는 말로 몇 번 뭐라고만 하는 정도.
제니 “남자가 더 나쁘니까Because men are worse. 
“여자가 못하면 사람들이 싫어하거든. (…) 여자가 잘해도 사람들은 싫어해!” 
“피치 공주, 여성들을 위한 거죠” (“재수 없는 놈”인 론이 스포츠 펍에서 시청하는 여자도 아는 답을 틀리는 장면이다.)

IMDb🔗에 따르면, 앤이 제니에게 납치당한 뒤 필라델피아로 갈 테니 직접 운전하겠다고 할 때쯤부터 영화 『록키 3』의 주제가인 “Eye of the Tiger”가 흐른다고 한다. 거의 필라델피아 주제가 같은 듯하다?
과연 필라델피아란?
“그만해! 여기(필라델피아)는 행복하면 경찰 말을 때리는 동네야!” 
스포츠 펍 직원 “그거 편견이에요. 서로 다른 두 사건을...” 

동양계에 관련한 블랙 코미디.
― 제니가 ‘구름은 죽지 않는다’는 중국식 표현이라며 얼버무리는 장면. 이를 두고 백인 여성은 아름다워하며 동양계 남성은 절레절레한다.
― 앤을 공기 취급하고 이름까지 잘못 부르는 백인 · 흑인 직장동료들.
그런데 바로 다음 장면에서 제니가 금발 여성 웬디를 대니엘이라고, 웬디는 제니를 재닛이라고 당당하게 잘못 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앤이 좋아하는 연예인(퀴즈 쇼 진행자 테리 맥티어, 윌 페럴 扮)이 정말로 좋은 사람이라서 훈훈하다.
테리는 매일 쇼 진행을 빼먹지 않고 성실하게 일할 뿐만 아니라, 하루만 왔다가 탈락하고 간 참가자가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을 하고 갔는지 다 기억하고 있다.
테리 “저는 누가 이기든 이 나비넥타이를 보면 펜실베이니아에서 개를 데려온 앤이 생각날 거예요” 

IMDb🔗에 따르면, 프랜신(앤의 이웃집 할머니)이 나오는 피위 허먼(배우 폴 루벤스)과 앨런 커밍에 관련한 장면은 할리우드의 오랜 농담이라고 한다.

신기하게도 원래는 넷플릭스 영화로 기획되었었다고🔗 한다.
결국 20세기 스튜디오에서 제작해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외딴 곳의 살인 초대 (A Murder at the End of the World, 2023)

FX Productions이 제작한 미니시리즈. 7화.

해커, 작가, 아마추어 탐정인 주인공 다비 하트(에마 코린 扮)가 추적했고 추리하는 과거의 사건과 현재의 사건 두 가지를 다루는 살인 미스터리 · 심리 스릴러 드라마.

남편 · 남자에게 살해당하고 실종 처리로 끝나버리는 여자들에 관한 이야기.
가해자보다 피해자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하는 게 중요한 작품.
뒤로 갈수록 여성 연대도 슬며시 다루는 것이 인상적이다. 샨이 다비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격려하는 장면, 지바가 앤디에게 힘의 불균형이 크다고 지적하는 장면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리 앤더슨 역을 맡은 배우 브릿 말링이 총괄 프로듀서, 크리에이터, 각본, 감독으로 참여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다비 (해킹 기술을 어디에서 배웠느냐는 질문에) “12살에 간 해커 포럼에서. 리 앤더슨. 고전이야”
빌 “어떤 남자야?”
다비 “여자야. 역사상 최고의 여성 프로그래머지. 성명문도 썼어. 여성 혐오가 초기 인터넷을 망쳤다는 내용이야. 그러다 당했어”
빌 “뭐?”
다비 “보복성 음란물을 만들고 리가 키우던 개의 머리를 잘라 현관 앞에 뒀지, 미쳤어”

- 『외딴 곳의 살인 초대』 시즌 1: 1회 옴 파탈 


디즈니플러스🔗에서 볼 수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시청 중인 콘텐츠 목록에서 삭제’ 기능을 언제 만들어줄까? 심지어 애플티비플러스도 가지고 있는 기능인데 말이다.
파란색 예뻤는데 괜히 브랜드 컬러{?}를 청록색으로 바꾸기나 하고.
그나저나 요새 넷플릭스에 『마션』, 『언더워터』, 『이웃집 스파이』, 『포드 V 페라리』 등의 폭스 영화가 업데이트되고 있군. 뭔가 디즈니플러스의 정책이 바뀐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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