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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 NORTON   ■ RETIRED COL. ERIC 'RIC' BYER, USAF
에드워드 노튼 [ 에릭 바이어 역 ] 애론 암살계획을 지휘하는 국가조사연구소의 사령탑


――― 처음 길로이의 각본을 읽었을 때 어떻게 생각했습니까? 

매우 세련된 각본이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의 <본> 시리즈와는 차원이 달라졌다는 게 여실히 느껴졌다. 다시 말해, 자기가 누구인지 모른다는 캐릭터 설정에서 해방되었다. 이번의 애론, 마르타, 그리고 내가 연기하는 릭은 자기가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 그와 더불어 토니의 각본은 “대의를 위한다는 사고방식은 체제가 취하는 행동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을 던지고 있었다. 이것도 대단히 자극적이었다.

――― 당신은 라이터이기도 합니다. 이번 각본에 본인의 의견이 반영되어 있습니까? 

대답은 ‘아니오’다. 토니는 훌륭한 각본가이며, 훌륭한 감독이다. 믿을 수 없을 만치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온갖 것을 깊이 생각하고 있다. 토니의 각본이면 배우로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기에 내가 참견한다는 건 당치않은 일이다. 애당초 그는 <본> 시리즈의 아키텍트(설계자)이다. 뭔가 질문을 하면 곧바로 대답해준다. 그는 영화의 마스터 키 같은 존재였다.

――― 당신은 그레이 헤어(반백머리)로 등장합니다. 그런 캐릭터는 어떻게 탄생했습니까? 

살짝 조지( 클루니) 비슷하지 않나? (웃음) 그의 그레이 헤어는 참 멋지다. 그렇다고 그를 본뜬 것은 아니다. 릭은 40대라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커다란 권력을 부여받은 인물로, 그 압박감이 그의 용모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를 생각했다. 참고삼아 오바마 정권의 요인들 사진을 찾아보았는데, 불과 1년 만에 브라운 헤어가 새하얗게 변한 사람을 발견했다. 반백은 고사하고 새하얀 거다! 나는 토니에게 그 사진을 보여주고 스트레스가 보이는 것 같아 재미있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 애론이 바깥에서 활동적으로 돌아다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릭은 줄곧 방에 틀어박혀 명령을 계속해서 내리고 있습니다. 그건 배우로서 재미있는 상황일까요? 

글쎄. 액션을 한다고 그렇게 흥분하지 않는 내게 있어서 릭이 처한 입장이라는 것은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무감정하게 차례차례로 스파이를 제거하는 명령을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스파이와는 일찍이 개인적으로 얽혀있었던 까닭에 그들이 사라졌을 때에는 어떤 종류의 감정을 드러낸다. 그걸 조금씩 내비치는 것으로 릭의 캐릭터를 전달할 수 있는 것이다. 토니는 그런 섬세한 부분도 빈틈없이 각본에 써넣었기 때문에 배우로서 연기하는 보람이 없을 리 없다.

――― 이 시리즈는 앞으로 어떻게 되리라고 생각합니까?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니까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그래도 ‘스타워즈’처럼 시리즈 끝에 전원집합 같은 일이 벌어진다든가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웃음)


인터뷰 취재 · 글 : 渡辺麻紀


미국 메릴랜드 주 출신. 예일 대학교에서 천문학, 역사, 일본어 등을 배웠다. 졸업 후에 뉴욕으로 건너가 무대 출연 등을 거쳐 그레고리 호블릿 감독의 ‘프라이멀 피어’(1996) 오디션에 합격. 이 작품으로 골든 글로브상 조연남우상을 수상, 아카데미상 조연남우상에도 노미네이트되었다. 이후, 우디 앨런 감독의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1996), 아카데미상 주연남우상에 노미네이트된 ‘아메리칸 히스토리 X’(1998), 데이빗 핀처 감독의 ‘파이트 클럽’(1999), 스파이크 리 감독의 ‘25시’(2002), 미국 코믹스 히어로를 연기한 ‘인크레더블 헐크’(2008) 등 수많은 화제작에 출연했다. 1999년에는 ‘Keeping the Faith’로 감독 데뷔, 자신의 제작회사를 차리고 ‘다운 인 더 밸리’(2005)나 다큐멘터리 작품 등을 제작하고 있다. 최신작은 웨스 앤더슨 감독의 ‘문라이즈 킹덤’(2012)으로 빌 머레이, 브루스 윌리스 등과 함께 출연했다. 자연보호, 사회적 활동가로서도 알려져 있다.







Directed by / Screenplay by / Story by TONY GILROY
토니 길로이 [ 감독 / 각본 / 원안 ]


――― 어떤 경위로 각본뿐만 아니라 메가폰도 잡게 되었는지요. 

나와 시리즈의 관계는 ‘본 얼티메이텀’의 각본을 스튜디오에 넘긴 시점에서 끝나있었다. 폴( 그린그래스)과 맷( 데이먼)이 시리즈를 떠난 것도 뉴스로 알았을 만큼. 하지만 스튜디오가 시리즈를 계속하고 싶어하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과 미팅을 가졌을 때, 뭔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연락하기로 했었더랬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 “지금까지의 이야기는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 스튜디오가 마음에 들어 해서, 나는 각본을 썼다. 그러는 사이에 애착이 생겨서 감독도 하고 싶어졌다. 5년 전이라면 “감독”이라는 선택지는 없었겠지만 말이다. (웃음)

――― 제레미 레너를 선택한 이유는? 

이 시리즈는 맷 덕분에 상당히 수준이 높아져버렸기 때문에 고르기가 어려웠다. 액션이 가능한 배우, 육상선수 같은 몸을 가진 배우, 연기를 잘 하는 배우, 그리고 스타가 아닌 배우. 이 영화 주인공을 맡은 “이 배우는 애론 크로스이다”라는 식으로 인식되도록 만들고 싶었다. 그런 까다로운 조건을 전부 만족시킨 배우는 제레미밖에 없었다.

――― 어째서 하이라이트 액션의 무대를 필리핀 마닐라로 잡았습니까? 

호치민이나 자카르타…… 온갖 곳을 리서치했다. 그 중에서 마닐라는 마치 미국의 양자 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그런 환경이라면 미국화학약품회사가 공장을 차려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마닐라는 재미있다. 거리가 꾸밈이 없고 어수선하면서 냄새나고 어글리. 컬러풀하고 혼돈스러운, 믿을 수 없는 거리였다. 게다가 할리우드 영화에서 마닐라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는 거의 없지 않나?

――― 새로운 <본> 시리즈로서, 당신이 사수한 프랜차이즈 특성은? 

리얼리티. 액션에 한하지 않고, 모든 것이 “리얼하게 느껴질 것”이야말로 중요했다. 액션장면에서는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리고 기물이 부서지고 실패도 일어난다. 캐릭터가 체현하는 감정도 리얼해야하고, 그들이 몸을 숨기는 거리의 냄새까지 느껴져야 한다. 그런 부분은 시리즈 맨 처음 때, 내가 조언한 것이기도 했기 때문에 스스로도 무척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 당신이 좋아하는 스파이 영화는? 

‘코드 네임 콘돌’, ‘암살단(The Parallax View)’ ……그런 질문에는 그만 70년대 스파이 영화를 거론하게 돼 버리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존 르 카레가 쓴 스파이 소설이다. 내 모든 원천은 르 카레에게 있다고 해도 좋다. 그렇기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파이도 그가 만든 조지 스마일리. 스마일리야말로 내게 있어 영원한 스파이다.

(* 역주 : 국내에도 존 르 카레의 ‘영원한 친구’,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등이 출간되어 있습니다.)


인터뷰 취재 · 글 : 渡辺麻紀


미국 뉴욕 출신. 아버지는 퓰리처상 수상 각본가인 감독 프랭크 D. 길로이.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2002, 2004, 2007) 등 <본> 시리즈의 모든 각본을 담당하여, 로버트 러들럼의 원작을 기초로, 새로운 타입의 액션 히어로 제이슨 본을 스크린에 등장시킨 주역. 1992년의 ‘사랑은 은반 위에(The Cutting Edge)’로 각본가 데뷔. 키아누 리브스, 알 파치노,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스릴러 ‘데블스 에드버킷’(1997)으로 주목을 모은다. 러셀 크로우, 멕 라이언 주연 ‘프루프 오브 라이프’(2000)에서는 각본과 함께 제작총지휘도 맡았다. 또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1998)이나 러셀 크로우, 레이첼 맥아담스, 벤 애플렉이 출연한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2009) 등에도 참가했다. 각본가로서의 활약도 눈부시지만, 감독 데뷔작인 조지 클루니 주연의 ‘마이클 클레이튼’(2007)이 작품상을 비롯한 7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되면서 길로이는 감독상,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되었다. 뒤이어 두 번째 작품인 줄리아 로버츠, 클라이브 오웬이 주연한 스파이 영화 ‘더블 스파이’(2009)도 호평을 받았다. 동생 댄 길로이도 ‘리얼스틸’(2011) 등을 작업한 각본가로 이번 작품에서는 공동각본을 맡았다. 그리고 또 다른 동생 존 길로이는 편집가로서 이번 작품에 참가. ‘마이클 클레이튼’, ‘더블 스파이’ 등을 작업한 바 있다.




PRODUCTION NOTES

애론 크로스를 찾아서 
‘본 레거시’의 시작 

<본> 시리즈 제작자들은 “속편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팬의 요망에 답한다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그것도 제이슨 본의 이야기가 완결되었다는 것으로 감독인 폴 그린그래스와 주연인 맷 데이먼이 신작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것이 결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작자 제프리 M. 와이너와 벤 스미스는 <본> 시리즈의 모든 각본을 작업했던 토니 길로이와 함께 새로운 전개를 모색. “본처럼 매력적인 새 문제를 끌어안은 캐릭터가 탄생될 때까지는 각본을 쓸 수 없었다. 마지막 조각, 애론 크로스의 존재의의가 본처럼 혼이 담긴 것이 되었을 때, 모두가 이 이야기를 진행시킬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길로이는 회고한다.
애론 크로스의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 길로이가 특히 힘을 쏟아 리서치한 것은 병사나 스파이의 지력, 체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수많은 연구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는 미국정부의 비밀조직 DARPA(미국 국방성의 방위 고등 연구 계획국)에 대해서였다. DARPA와 그 동등기관은 제약업계나 의학연구자, 실리콘밸리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인간을 강한 병사로 만들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다. 길로이는 회고한다. “복잡한 심경이었다. 조사한다기보다 확인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웃컴 계획>이나 과학의료, 국가조사연구소(NRAG) 등 내가 생각한 아이디어는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딱 들어맞고 있었다. 나머지는 스토리상, 이 프로젝트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는 것뿐이었다.”
‘본 레거시’의 개요가 정리되었을 때, 길로이는 이 기획을 감독하는 일에 흥미를 가졌다. 이미 ‘마이클 클레이튼’과 ‘더블 스파이’ 두 작품을 감독하여 실적을 쌓은 그의 감독 제안에 스튜디오는 곧바로 합의. 제작자 와이너는 “토니가 각본뿐만 아니라, 감독도 맡고 싶다고 생각해줘서 감격했다. 그는 몇 안 되는 시리즈 시작부터의 스탭이기 때문이다. 그의 이 세계에 대한 이해와 감각은 작품제작에 있어서 둘도 없는 것이다. 본 작품을 열망하는 관객이 <본> 시리즈에 기대하는 요소 그 자체를 부여해주고 있다고 본다.”고 확언하고 있다.

실력파 배우들의 경연 
복잡한 캐릭터에 도전하다 

애론 크로스 역으로 제작진은 액션도 가능하고 드라마 연기도 가능한 제레미 레너에게 주목했다. “제레미가 훌륭한 배우인 것은 매우 복잡한 사람이기 때문이다.”라고 길로이는 힘주어 말한다. “그는 다정하면서도 고집스럽다. 연기를 할 때는 언제나 전부를 내보인다. 거기에 나는 ‘허트 로커’를 18번이나 보았다. 어느 장면에서나 레너는 거기에서 일어나는 일에 육체적으로 호응하고 있었다. 발이 땅에 붙어있다는 의식과 놀라울 만한 지능을 체현하는 자질은 제이슨 본의 ‘사촌형제’에 딱 걸맞다.”
마침 레너는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어벤져스’로 액션 히어로로서의 지위를 굳히고 있었다. 그 기세를 타고 본 작품에 도전한 그는 “맷 데이먼과 시리즈 감독들이 세운 위업은 대단하다. 단, 나는 맷의 대타가 아니며 그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본과 크로스는 서로를 모른다. 어째서 최강의 암살자들이 이렇게 되었느냐는 점에서 크로스의 이야기는 시리즈에 전혀 새로운 해석을 가져오게 된다. 내 연기가 신선한 시점을 부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
감독을 크게 기쁘게 한 것은 오스카 여배우 레이첼 와이즈가 크로스를 구할 수 있는 히로인 마르타 역을 열망한 것이다. 이러한 것도 한정된 시간의 경과와 위험한 상황 하에서 감정의 혼란을 표현하면서 크로스와 관계를 구축하는 캐릭터에게 설득력을 줄 수 있는 여배우를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만약 마르타가 올바른 일만 하면서 세상을 구하려는 존재였다면 흥미를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하는 일은 좀 의심스럽다. 그녀는 과학의 최첨단에서 나라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와 더불어 자신이 하는 일에 윤리적인 애매함이 있음을 알고 있다.”고 와이즈는 설명한다.
연기파 배우 에드워드 노튼도 자신이 연기한 국가조사연구소의 냉혹한 리더 릭 바이어의 복잡한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한다. “마르타도 그렇고, 내가 연기한 바이어나 그의 팀원은 모두 회색지대에 있다. 누구나가 자신이 하는 일에 타협과 정당성을 안고 있다. 감독은 인간이 조직에 의해 그릇된 충동을 품는다는 데 흥미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러한 인간의 복잡함이 본 작품의 좋은 점이라고 생각했다.”

리얼리티를 좇아 
전 세계를 뛰는 로케이션 

로케이션지에 대해 길로이는 시리즈의 정신을 되밟으면서 신중하게 선정했다. “실제로 사람이 살고 있는 그런 세상을 관객이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그는 말한다. “이국적인 장소에 갔다고 그곳을 매혹적으로 그릴 게 아니다. 영화가 그곳의 일상에 녹아든다. 가이드북으로는 결코 알 수 없는 공기가 느껴지는 것이 중요하다.”
뉴욕에서 12주간의 촬영을 마친 뒤, 제작진은 <본> 시리즈가 지금껏 촬영을 감행한 적 없는, 손닿지 않은 대자연이 남은 장소로 이동한다. 2011년 12월의 2주간, 캘거리 서쪽에 있는 캐나디안 로키 산맥의 장관인 풍경으로 알려진 카나나스키 군에서 촬영이 이루어졌다. 알래스카 유콘 강의 드라마틱한 풍경은 애론 크로스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장소이다. 서두에서 주인공 크로스는 스스로 얼어붙은 물속에 들어가 폭포에서 강바닥으로 떨어뜨린 카트리지를 주우러 간다. 이 장면의 촬영에는 연기하는 레너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만전의 대책이 마련되어 있었다. 레너를 위한 잠수복이 준비되었고 구급차나 저체온증 전문의도 대기했을 뿐만 아니라 곤란한 장면은 나중에 다른 장소에서 촬영할 예정이 돼 있었다. 그러나 레너는 극한 속에서 잠수복 상의를 벗고 강에 몸을 담그면서 이 시퀀스의 촬영을 그 자리에서 마친 것이다. “차가운 건 차가운 거다. 그게 영도이든 빙점 아래이든 관계없다. 물론 무서웠다.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 점프나 스턴트 준비는 할 수 있다. 몸을 단련하거나 스트레칭을 하면 되니까. 하지만 이것에 관해선 차다고밖에 할 수 없다. 그것뿐이다. 마음의 문제이다.”라고 레너는 말한다.
다음으로 촬영진이 향한 곳은 눈[雪]과는 인연 없는 필리핀 마닐라. 이곳은 ‘지옥의 묵시록’ 때부터 할리우드 작품의 로케이션지로서 중시되어 영화제작 인프라도 갖추어져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로케이션이 곤란한 나라인 베트남을 묘사하기 위한 풍경으로 대신 이용되어 필리핀 그 자체를 묘사하기 위한 로케이션을 가진 작품은 전무에 가까웠다. 그리고 ‘본 레거시’는 마닐라가 마닐라로 나오는 첫 영화가 되었다. 이곳에서의 주된 촬영지는 무너질 듯한 집들과 어두운 골목길이 늘어선 저중산층 거주지역 산 안드레스 부근. 마르타가 경찰관들에게 쫓기던 것을 애론이 두 채 건물의 좁은 틈새를 3층 높이에서 타고 내려와서 구하는 등의 중요한 장면은 이곳에서 로케이션을 통해 담긴 것이다.

액션 마이스터 세 번 등판 
박력의 오토바이 스턴트 

<본> 시리즈의 액션에 빠뜨릴 수 없는 사람이라고 하면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 두 작품에서 세컨드 유닛 디렉터를 맡은 댄 브래들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댄은 액션계의 미켈란젤로이다. 나 같은 감독이어도 보다 터프하게 보이는 연출이 가능하도록 도와준다.”고 길로이 감독은 칭찬한다. “그는 아무도 본 적 없는 액션을 제안한다. 그 결과, 훗날의 영화들이 전부 흉내를 내기 시작했던 것이다.”
시리즈에 세 번 참가한 브래들리는 촬영이 시작되기 몇 개월 전부터 마닐라로 가서 로케이션지에 맞는 액션을 구상했다. 그에게 있어 최대의 과제는 마닐라의 혼잡한 거리에서 레너가 오토바이를 타고 차례차례로 전개하는 체이스 씬의 안무를 짜는 것이었다. 제작자 패트릭 크롤리는 회고한다. “헬멧을 쓰지 않은 사람이 오토바이에 타서 뭔가를 하는 장면을 찍으려면, 본인이 직접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제레미와 레이첼이 실제로 참가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레너는 능숙한 오토바이 운전자로 자택에 10대의 오토바이를 소유하고 있었다. “새삼스레 훈련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고 안심했다. 그에게는 액션 히어로의 토대가 있다. 맨 처음에 그를 만났을 때, 스티브 맥퀸의 고요한 파워를 느꼈다. 그가 오토바이에 올라타면 맥퀸과 더욱 닮아 보였다.”고 크롤리는 말한다. 와이즈도 이렇게 덧붙인다. “제레미 뒤에 타는 것은 무척 안심이 되었다. 윌리나 스키드, 슬라이드 등의 스턴트를 했는데, 그는 무엇이든 능숙하게 해냈다.” 그런 와이즈도 오토바이에 타는 리허설을 가능한 많이 해보고 싶다고 청하면서 대부분의 액션 씬을 직접 소화했다.
그들의 스턴트를 영상에 담고자, 브래들리의 팀은 카메라를 탑재한 특별주문 오토바이의 리허설을 위해 몇 주 동안 시간을 들였다. 더하여 그는 Jean-Pierre Goy를 위시로 하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오토바이 스턴트맨과 프로 오토바이 운전자를 여러 명 기용하여 위험한 스턴트에 대비했다. Goy는 ‘다크 나이트’에 등장한 배트 포드라는 특수 오토바이를 자유자재로 탈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주인공의 스턴트로서 ‘다크 나이트’와 ‘다크 나이트 라이즈’ 촬영에도 참가했다. 진짜 “배트맨”이 참가한 것에 스탭도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원래는 에드워드 노튼과 감독의 인터뷰만 옮기려고 했었는데, 후루룩 읽어보니 PRODUCTION NOTES에 배우들 이야기가 꽤 들어가 있더군요. 그래서 함께 번역했습니다.
내용은 블루레이의 스페셜 피처를 그대로 옮긴 양 태반이 중복되지만…… 아무렴 어떤가요! *`▽´*
모쪼록 재미있게 읽으셨기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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