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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FONSO CUARÓN 
Director / Screenwriter / Producer / Editor 
알폰소 쿠아론 [감독 / 각본 / 제작 / 편집] 



――― 여러 가지 신 테크놀로지가 이 영화의 촬영을 위해 개발되었다고 들었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무엇입니까? 

가장 힘들었던 건 말 그대로 “제로 그래비티”(=무중력)라는 것이었다. (웃음) 촬영을 개시하기 전에 물건이나 배우가 어떻게 움직이는가, 그리고 조명을 어떻게 비추고 카메라를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밀리 단위로 설정하지 않으면 안 됐는데, 그런 디자인을 그리는 애니메이터가 보통 하는 일은 지평선을 그리고 무게를 기준삼아 디자인 그림을 그려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럴 수 없었으니까. 다들 서서히 익숙해졌기 때문에 다행이었지만, 그래도 역시 힘들었다. 사실 정말로 가장 힘들었던 건 산드라( 블록)와 조지( 클루니)였다. 그렇게 해서 모든 장면을 밀리 단위로 정해놓고 애니메이션화한 것을 토대로 해서, 그대로 움직이면서, 그걸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하는 연기를 펼치지 않으면 안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건 두 사람이 놀랍도록 합이 맞는다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진짜 연기력이라는 것이겠지, 무서울 정도의. 게다가 두 사람은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정말로 힘든 자세로 연기를 계속해야 했으니 말이다. 우리가 이 영화에서 지향한 건 우주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고 있을 때에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 같은 거였다. 때문에 우주비행사를 카메라가 촬영하고 있다는 것이 아주 당연하게 비치도록 만들고 싶었다.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까지는.

* 역주 : 이 영화의 일본 개봉명은 “제로 그래비티(ゼロ・グラビティ)”입니다.

――― 리서치 과정에서 어떤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습니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테크놀로지에 관해서는 제임스 카메론이나 데이빗 핀처 같은 감독들에게도 상담하러 갔었고. 재미있었던 건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걸 설명했더니, 두 사람 다 “테크놀로지가 개발될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했던 것이었다. (웃음) 결국 정말로 4년 동안 기다렸지만 말이다. 그리고 물리학자에게 강의를 듣기도 했다. 나는 절반도 이해 못했지만. (웃음) 우주비행사의 컨설턴트도 받았고, 산드라는 국제우주스테이션(ISS)에 있는 사람과도 회선을 연결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그런 여러 가지 사실을 무시하고, 예를 들면, 100년 후라는 설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버리는 쪽이 간단했을지도 모른다. 우주에 대해 전혀 몰랐던 걸 깨닫고, 사실을 토대로 각본을 수정하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관객들이 지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봐주기를 바랐다.

――― 우주에 대해서 묘사한 작품 중 여성이 주인공인 경우는 드문데요. 

의식하고 그랬던 건 아니었지만, 처음부터 각본에는 자연스럽게 “여성”이라고 썼다. 아마도 이야기의 테마 중 하나가 “키운다”는 것에 대해서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여기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서 묘사하고 싶었다. 거기에다 각본을 쓰고 있는 단계에서부터 영상적으로 아름다운 영화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여하튼 배경에는 지구가 있으니까 말이다. 무언가를 “낳는다”는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여성이 주인공이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 산드라 블록을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테크놀로지가 발달하기를 정말로 오랜 시간 기다렸던 영화이다. 영화가 완성되기 2년 전쯤, 드디어 준비가 갖추어졌을 때에 프로듀서가 산드라가 괜찮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떠올렸다. 그래서 그녀가 사는 텍사스 주 오스틴으로 만나러 갔다. 물론 그녀는 그 단계에서 각본을 읽은 상태였는데, 무엇이 감동이었냐면 우리는 우주에 대해서나 테크놀로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일없이, 어쨌거나 영화의 테마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나누었다. 역경에 처했다는 것과 그리고 그걸 극복하고 다시 태어난다는 이야기였다. 나나 산드라 둘 다 그때 개인적으로 그런 상황에 직면해 있었기도 하고. 물론 기본적으로는 주인공이 위기에 직면하여 거기에서 탈출한다고 하는 스릴 있는 이야기이지만, 우리는 거기에 보다 큰 테마를 그려 넣고 싶다고 생각했다. 산드라가 이 영화의 테마를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은 명백했다. 그래서 나는 그때 “나의 컬래버레이터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생각했던 셈이다. 실제로 그녀의 의견을 들으면서 각본을 바꾸어 나갔고.

――― 음악의 활용이 정말로 멋졌는데요. 

작곡가인 스티븐 프라이스 덕분이다. 그는 정말로 재능 있는 작곡가이니까. 우주에는 소리가 없기 때문에 간단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관객이 우주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체험을 해주기 바랐다. 그래서 그런 음악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 보통 소리는 왼쪽 오른쪽 스피커에서 나오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런 효과를 노리고 음악도 서라운드 시스템으로 울리도록 만들었다. 관객들이 또 한 명의 우주비행사가 된 것처럼 느끼면서 이 작품을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면 정말로 기쁘겠다.

――― 아들 조나스와의 공동각본은 어땠습니까? 

최고였다. 안 그래도 본디 영화의 테마를 생각해낸 것은 아들이기도 했고. 내 아이디어에서 먼지를 털어내 준 것은 조나스였다.


INTERVIEW & TEXT / 中村明美




PROFILE 
폭넓은 장르의 명작영화 각본 및 감독을 맡아 세 번의 아카데미상 노미네이트 경험을 가지고 있다. 1991년 ‘러브 앤드 히스테리(Sólo con tu pareja)’로 장편영화 감독 데뷔, 1992년에 멕시코 최고 흥행수익을 기록했다. 그 뒤, ‘소공녀’(1995)로 미국 장편영화 감독 데뷔를 마쳤다. 주요 감독작은 ‘위대한 유산’(1998), 아카데미상 각본상에 노미네이트된 스페인어 로드 코미디 ‘이 투 마마(Y tu mamá también)’(2001),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004) 등. 티모시 J. 색스톤과 공동각본까지 담당한 ‘칠드런 오브 맨’(2006)은 임팩트 있는 트래킹 숏 등의 획기적인 테크닉으로 비평가와 영화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 작품은 본인의 아카데미상 각색상 및 편집상을 포함한 세 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고, 영국 아카데미(BAFTA)상 최우수 촬영상 및 최우수 미술상을 수상하는 등의 수많은 영예에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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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장에는 무료 팸플릿 말고 유료 팸플릿도 있습니다. 특별한 내용은 없지만, 영화뉴스를 살뜰하게 챙겨보지 않는 관객에게 감상 포인트를 적확하게 집어주는 등… 효율이 좋다고 할까요. ‘그 영화’를 진짜 잘 봤다 하는 관객이라면 한 권쯤 소장해도 나쁘지 않을 만한 팜플렛입니다. 그렇다고 구입 루트가 없는데, 어떡해서든 구해봐야겠다 할 정도의 퀄리티는 절대, 절대 아니에요. 오리지널 요소 같은 게 없거든요.
특히 이 ‘그래비티’ 팜플렛은 스틸샷 화보 해상도도 안 좋고, 텍스트 파트가 갱지에 흑백 인쇄돼 있는 퀄리티. 물론 영화 ‘그래비티’를 사랑하는 제 눈에는 이런 단점 안 보입니다, 안 보여요. ☞ㅅ☜

어쨌거나 일본의 극장에서 판매하는 유료 팜플렛에 실린 배우 및 감독 인터뷰를 번역해보았습니다. 다음은 PRODUCTION NOTES가 될 것 같은데, 제가 막 귀차니즘이 또다시 막, 막 도지려고 해서 어찌될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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