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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중력<제로 그래비티>공간에서의 분투 

“나는 옛날부터 우주와 우주탐사에 강하게 이끌렸다.”라고 본 작품의 감독과 각본, 제작, 편집을 맡은 알폰소 쿠아론은 말한다. 그는 덧붙인다. “자기 자신을 만물의 어머니인 지구에서 떼어낸다는 아이디어에는, 어떻게 보면, 어딘지 신화적이고 로맨틱한 요소가 있다. 하지만 이 땅위에서 살고 있는데, 일부러 우주로 나간다니 여러 가지로 이상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표로부터 수 백 킬로 떨어진 궤도를 돌면서 생사의 경계가 협소한 장소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인류가 처음으로 지구의 대기권을 돌파한 이래, 우주비행사가 대비해야 하는 위험요소는 점점 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인간에 의한 것이다. 과거 임무에서 발생한 폐기물이나 운용 정지된 위성에 의해 만들어진 “space debris(우주 쓰레기)”. “우주를 떠다니는 쓰레기”는 본 작품에서 목숨을 건 장절한 사투를 벌이게 되는 원인이 되며, 관객을 장엄하고 사람을 접근시키지 않는 우주공간 속으로 끌어당긴다.
본 작품의 각본은 쿠아론 감독과 아들 조나스의 공식적인 첫 합작이다. “나는 조나스의 아이디어에 영감을 받았다.”라고 쿠아론 감독은 말한다. “캐릭터 한 명의 시점에서 절체절명의 상황을 그리는 템포 좋은 이야기에 큰 흥미를 가졌다. 그 무대를 우주에 둠으로써 이야기 폭은 좀 더 넓어지게 되었고, 가늠할 수 없는 은유적인 가능성을 담을 수 있었다.”
조나스는 이렇게 말을 거든다. “아버지와 나는 ‘우주’라는 컨셉을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쉽게 살아남을만한 방법이 없고, ‘고향’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있다. 때문에 역경을 극복하고 탈출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을 그린 영화의 무대로서 안성맞춤이었다.”
“이것은 상실감을 안고 감정이 마비된 상태에서 삶의 목적과 이유를 재발견하는 심경이 될 때까지 한 명의 여성이 겪는 여행담이다. 그녀는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운다.”라고 제작자인 데이비드 헤이먼은 설명한다.
그리고 조나스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우리에게 있어서 ‘중력(그래비티)’이란 단순히 사람의 발을 땅에 붙여두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언제나 고향으로 다시 데려오는 힘인 것이다.”
쿠아론 감독도 동감을 표한다. “영화 내내, 아름답고, 우리가 나고 자란 장소인 지구가 끊임없이 보인다. 그리고 그 위를 떠돌고 있는 여성은 모성(母性)을 버리고 있다. 우리는 우주라는 환경 속에서 한 명의 캐릭터를 통해 얼마만큼 알레고리(비유)를 표현할 수 있는지 추구하고 싶었다. 그녀는 생명이 있고 인간이 사는 지구에서 멀어져 공허한 마음을 안은 채로 빙글빙글 돌면서 우주공간 속으로 점점 들어간다. 라이언 스톤의 갈등은 인생의 역경을 극복하고 거기에서 걸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사람의 메타포(암유)도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재생을 위한 여행이다.”

두 사람의 우주비행사 

라이언 스톤 역으로 이 역할의 신체적 및 심리적 요소 양쪽을 소화할 수 있는 여배우가 필요했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라이언이라는 캐릭터를 산드라 블록에게서 발견했다. 제작자 데이비드 헤이먼은 블록을 “인기와 실력 모두가 절정에 있는 훌륭한 배우”라고 표현한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말 그대로 실감나고 설득력 넘치는 연기를 펼쳤다.”
“이 영화의 커다란 테마 중 하나는 고립이라는 요소이다.”라고 쿠아론 감독은 설명한다. “하지만 배우에게 있어서 영화의 많은 부분을 다른 사람과 함께하지 않고 저 홀로 짊어진다는 것은 매우 두려운 일이다. 산드라와 나는 밸런스를 찾기 위해서 찬찬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라이언이 무슨 말을 하고, 무슨 말을 하지 않는가. 감정을 어떤 행동으로 표현하는가 하는 등의 밸런스에 대해서였다. 산드라는 라이언을 연기하는 데 필요한 것을 끌어내기 위해서 이 캐릭터의 상당히 어두운 측면까지 파고 들어갔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역할에 바친 열의에 대해서는 정말 감격했고 아주 고마웠다.”
라이언이라는 캐릭터에는 산드라 블록과 감독의 대화를 통해 발전한 측면이 있는 한편으로, 바뀌지 않은 요소가 몇 가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라이언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각본가 조나스 쿠아론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것은 맨 처음 단계에서부터 아주 중요했다. 왜냐하면 만물의 어머니인 지구를 배경으로 한 그녀가 모성을 가진 존재라는 것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불가결한 상관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쿠아론 감독과 조나스 각본가 콤비는 라이언을 과학적인 전문기술을 살리기 위해 우주로 간 신참 우주비행사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쿠아론 감독은 이렇게 생각한다. “역경이라는 것은 그 인물을 편안한 장소에서 잡아 끌어낸다. 라이언을 그런 상황에 놓기 위해서 우주비행을 처음 경험한다는 설정으로 만들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외적인 부분을 성립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그녀에게 좋은 지도자 같은 존재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쿠아론 감독은 조지 클루니가 연기한 맷 코왈스키에 대해서 “라이언과 반대되는 캐릭터”라고 설명한다. “맷은 우주라는 환경에서도 매우 유유자적하다. 라이언이 사람을 차단시키고 있는 데 반해서 맷은 아주 개방적이다. 만약 우주에 간다면, 맷 같은 사람과 가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본 작품의 세트에 있었던 사람들도 클루니에 대해서 같은 느낌을 가졌던 것 같다. “조지는 생명력 그 자체다.”라고 블록이 말한다. “많은 점에서 그는 맷과 닮았다. 맷은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다. 우주라는 아주 전망 좋은 곳에서 지구를 보는 것을 무엇보다도 사랑하고 있다. 조지의 매력은 얼굴뿐만 아니라, 목소리에도 있다. ‘이 사람은 나의 친구’라는 생각이 들게 되는 목소리이다. 옛날부터 곁에 있어주었고, 틀림없이 다 잘 될 것이라고 믿게 해주는 사람. 딱 라이언에게 있어 맷 같은 존재이다.”

상상을 실현시키는 과정 

모든 것이 무중력상태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묘사하기 위해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촬영감독 Emmanuel Lubezki와 VFX 슈퍼바이저 팀 웨버를 끌어들였다. 그들이 고안한 것은 완벽한 설득력으로 우주에 있다는 “착각”을 일으키는 시스템이었다. 웨버는 그 착각을 올바르게 실현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완전한 가상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쿠아론 감독에게 제안했다. 그 결과, 본 작품의 대부분은 CGI, 컴퓨터 애니메이션과 실사영상의 이음새 없는 융합을 통해 만들어졌다.
본 작품의 제작은 “Previsualization”으로 시작되었다. Previsualization이란 배우가 서 있는 위치에서 카메라 앵글, 조명, 그 위에 디자인까지 온갖 요소를 포함하여 영화 전체를 컴퓨터 상에서 면밀하게 계획하는 것을 가리킨다.
VFX 슈퍼바이저인 웨버는 이렇게 설명한다. “보통 Previsualization은 아주 기본적인 것이어도 상관없지만, 이 영화의 경우, 모든 장면을 더없이 상세하게 계획할 필요가 있었다. 아주 많은 부분을 컴퓨터 애니메이션으로 묘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CG 애니메이션 파트는 완전히 실사처럼 보이지 않으면 안 되었다는 점이다. 모든 것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여야 했기 때문에 한 장면이, 모든 작업이 마무리되었을 때, 어떤 식으로 보이고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가에 대해서 정확히 파악해둘 필요가 있었다. 캐릭터와 카메라용으로는 키 프레임 애니메이션(움직임을 먼저 묘사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알폰소에게 카메라를 주고 카메라 모니터 상에서 가상영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여기저기 움직이면서 장면 및 영화의 모든 액션을 구성할 수 있었다.”
쿠아론 감독도 이렇게 이야기한다. “대부분의 경우, 어떤 장면의 구성을 일단 결정하고 나면 그것이 최종결정으로 이어졌다. 기술적인 관계로 애드립을 넣거나 그 자리에서 변경할 수 있는 폭이 아주 좁았다. 그 때문에 산드라( 블록)와 조지( 클루니)에게 있어서는 가일층의 도전이 되었는데, 그들의 연기를 보면서 그런 제약이 있었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그들이 얼마만큼 훌륭한 배우인가 하는 증거이다.”
Previsualization 제작 단계에서 쿠아론 감독과 루베즈키 촬영감독은 이제는 쿠아론의 특징이 된 롱 테이크 샷을 만드는 것도 가능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예가 장엄한 우주를 배경으로 라이언 스톤과 맷 코왈스키를 소개하는 첫머리의 시퀀스이다.
“이만한 분량의 CG를 사용하는 것으로 롱 테이크 씬이라는 방식을 한층 극한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 ‘일래스틱 샷(탄력성 있는 샷)’이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객관적인 와이드 뷰에서 산드라의 얼굴 초근접 클로즈 업, 그 뒤 그녀의 헬멧 안으로 들어가서 주관적인 POV(캐릭터의 시점) 앵글로 이동하고 그 뒤에 다시 바깥으로 나가서 보다 객관적인 샷으로……. 그로 인해서 관객은 폐쇄공포증을 일으킬 것 같은 감각을 느끼고 산드라가 연기하는 라이언이 겪고 있는 일을 보다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라고 루베즈키는 설명한다.
VFX 슈퍼바이저인 웨버는 이렇게 덧붙인다. “알폰소는 카메라의 성능을 십분 활용해서 가상공간 속을 떠다니며 범상치 않은 속도로 회전했다. 캐릭터들이 빙글빙글 도는 와중에 카메라는 그들의 위, 아래, 주변에서 촬영할 수 있었다. 그런 롱 샷의 경우 특히 모든 것을 물 흐르듯이 계속해서 찍을 수 있었고, 보통은 하지 않을 카메라 워킹을 쓸 기회도 많이 있었다.”

“라이트 박스” 

Previsualization 제작 과정에서 필름 메이커들은 묘사하고 싶은 스토리 자체에 기술을 따라붙게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래서 촬영감독 Emmanuel Lubezki와 VFX 슈퍼바이저 팀 웨버가 고안한 것이 그야말로 파이오니아적인 발명이라고 할 수 있을 장치 “라이트 박스”이다.
루베즈키는 이렇게 설명한다. “아주 복잡한 조명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이 Previsualization 과정에서 명백하게 드러났다. 컴퓨터 상에서 캐릭터들의 얼굴에 조명을 어떻게 비출 것인지 일단 결정한 뒤에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완벽하게 합성하기 위해서는 양쪽의 조명을 딱 맞추지 않으면 곤란했다. 빨리 움직이고 순간적으로 색을 바꿀 수 있는 조명이 필요했다.”
자주 있는 일이지만, 루베즈키는 의외의 장소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이렇게 회상한다. “어느 콘서트에 갔을 때, 조명 디렉터가 교묘하게 LED 라이트를 사용해서 아름다운 조명효과와 투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것이야말로 우리에게 해결책이 되리라는 것을 알고 나는 아주 흥분했다. 그 다음날, 알폰소( 쿠아론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 영화의 조명을 어떻게 할지 방법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루베즈키는 VFX 슈퍼바이저인 웨버에게 연락했고, 두 사람은 여러 가지 테스트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완벽한 것과는 거리가 멀었노라고 루베즈키는 말한다. “조정해야 하는 문제가 여러 가지로 있었다. 점멸이라든가 색조의 수차(빛의 파장에 따른 상像의 어긋남)라든가. 미련 없이 인정하는데, 그런 모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생각해낸 것은 팀이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이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어주었다. 그 뒤, Manex Efrem의 특수효과 팀이 팀과 내가 지정한 사양에 기초해서 박스를 만들어냈다. 이것은 정말로 스탭 모두의 노력 덕택이다. 그리고 라이트 박스가 완성되었을 때, 나는 이것으로 이 영화의 조명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몇 년 동안 내가 영화촬영의 조명을 쓰는 데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라이트 박스의 내부는 196장의 판벽널로 이루어져 있으며 판벽널 1장의 사이즈는 사방 약 60센티 정도로 4,096개의 LED 전구가 끼워져 있다. 필요에 따라서 어떤 빛이나 색이라도 투사할 수 있으며, 어떤 속도로도 바꿀 수 있다.
웨버는 이렇게 설명한다. “라이트 박스의 놀라운 점은 다른 방법으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자세에서 조명의 조정이 가능해졌다는 것뿐만 아니라, 색과 질감 양쪽으로 미묘한 변화를 가할 수 있으며 조명 자체도 아주 복잡한 설정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벽에 지구든 국제 우주 정거장(ISS)이든 머나먼 별이든 어떤 이미지라도 투영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었다. “자기 캐릭터가 보고 있는 것을 배우도 볼 수 있었으니까.”라고 웨버는 말을 잇는다. “라이트 박스의 가장 첫 번째 목적은 배우들에게 적절한 조명을 비추는 것이었지만, 그들에게 있어서도 시각적인 참고가 된다는 이중의 이점이 있었다.”
지구의 반사광 그림자와 밝기를 결정하는 데 필름 메이커들이 고려해야 했던 것은 지구와 캐릭터들의 위치관계였다. 다행히도 그들은 더 이상 없을 만치의 참고자료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것에 대해서 VFX 슈퍼바이저인 웨버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NASA가 그때까지 수집한 정보를 잔뜩 기분 좋게 제공해주었기 때문에 아주 행운이었다. 특히 사진이나 영상자료가 고마웠다. 우주비행사란 촬영을 아주 잘 하는지라 우리는 정말로 훌륭한 화상과 영상을 볼 수 있었다. ISS에서 그들이 찍은 Time Lapse 영상(일정시간 간격을 두고 촬영한 정지사진을 연속해서 보여주는 동영상)을 보았을 때는 ‘우와, 우리가 이런 영상을 만든대도 아무도 진짜라고 믿지 않을 테지.’라고 말했을 정도이다. 진짜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멋진 광경이었다.”
산드라 블록은 라이트 박스 안에서 긴 시간을 보냈다. 그에 대해서 쿠아론 감독은 어떤 의미로 그녀가 연기한 캐릭터의 고독감을 반영했다고 말한다. “산드라는 기본적으로 혼자서 이 박스 안에 있었다. 세트 바깥의 사람들로부터 격리된 박스 안에서는 투영된 태양과 달, 지구가 그녀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녀는 그 고독감을 창의적으로 받아들여서 그 시점의 그녀 자신의 경험을 반영시킬 수 있었다. 그것이 흥미 깊었다.”



여기까지 번역하고 귀차니즘 대폭발. 반으로 나눌게요. 나머지는 다음 포스팅에 올리겠습니다.

Previsualization에 대해서는, 참고삼아 이런 영상 http://youtu.be/vK3_9sV5GqM 한 번쯤 보셔도 나쁘지는 않을 거예요. 40초 부근부터 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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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시, 299,792,458m/s 빛의 속도로 삭제합니다. keyword : 영화 그래비티 제작기, 제작비화, 제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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