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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데카이’를 본 기념으로(?!) 영화 ‘트랜센던스’의 일본 유료 팜플렛을 꺼내보았다. 작년에 사놓고서는 파일박스에 박아놓았다가 이제야 주섬주섬 꺼내 살펴보았다. 내가 접해본 (몇 안 되는) 유료 팜플렛 중에서 사양이 고급스러운 편에 속한다. 화보에 고해상도 사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리뷰나 용어 설명 등의 읽을거리가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다. 내가 본 일본 유료 팜플렛 중 가장 두껍다. 그런데도 8페이지 가량을 빼고 전부 컬러 인쇄. 가격은 820엔.

INTERVIEW 
PAUL BETTANY 폴 베타니 / 맥스 워터스 역

신경생물학자 맥스 워터스를 연기하기 위해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의 신경과학을 통솔하는 크리스토프 코흐 박사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두뇌명석한 사람이었으며 아주 친절했다. 마치 집에서 키우는 셰퍼드를 인내심을 가지고 대할 때의 나처럼 말이다. (웃음) 그는 개에게 말을 걸듯이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아마도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나는 기술에 관해서 전혀 모르니까.

코흐 박사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이야기의 무엇이 진실이고, 이 이야기가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나요?」라고 물었더니, 세계굴지의 신경과학자 중 한 명으로 알려진 그가 「30년」이라고 대답했다. 「정말로요? 지금 인간의 두뇌―고도의 지식 전부, 사고의 전부, 기억의 전부―를 세세한 부분까지 업로드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건데요. 그것이 30년 이내에 일어난다고요?」라고 나는 되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영원한 생명일까요?」. 그는 「그렇다」고 했다. 박사는 이 작품이 묘사하는 테마의 현실성을 확신하고 있었다. 인간의 다음 진화는 기계를 끌어들인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지금 분명 전환점 근처에 있다. 컴퓨터의 성능이 매년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 체스 세계챔피언인 가리 카스파로프는 처음 컴퓨터와 체스를 두었을 때 쉽게 승리했지만 1년 뒤, 그 컴퓨터에게 패배했다. 우리는 명백하게 기하급수적인 여행길을 떠나려하고 있다. 코흐 박사가 30년이라고 예상한 대로 『트랜센던스』에서 묘사된 세계는 가까운 미래에 생겨날 수밖에 없기에 생겨날지도 모르겠다.

오직 과학적인 지식을 공부하기 위해 박사를 방문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오히려 「트위드 재킷을 입나요?」라고 물어보고 싶었다. 원래 나는 트위드 재킷을 입을 생각이 없었는데, 내가 만난 연구원은 모두 팔꿈치 부분에 천을 댄 트위드 재킷과 코듀로이 바지를 입고 있었다.

전혀 모르는 내용에 정통한 전문가를 연기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배역에 대한 접근법은 언제나 변함없다. 캐릭터를 보고, 내가 모르는 부분의 갭을 메우는 노력을 하고 그 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을 붙들고 늘어진다. 다시 말해, 이번 경우로 말하자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도덕적으로 애매한 일을 해치워버리는 점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




일본의 극장에서 판매하는 팜플렛의 내용 일부를 번역한 것입니다. 문제 시, 대성통곡하면서 삭제합니다. 번역 퀄리티는 어쨌거나 힘들게 옮겼으니 앞으로도 영원토록 아무런 문제없었으면 좋겠습니닷.
이미지 및 텍스트 등에 대한 모든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가 소유하고 있음을 알립니다. 한국에선 놋네가 배급했듯 일본에선 포니캐년과 쇼치쿠(松竹)가 배급하고 팜플렛을 발행했습니다. (물론 영화의 저작권은 Alcon과 DMG 등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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