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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한지 좀 되었고 충분히 많은 관객이 든 영화이므로 이 포스팅에 유입은 없으리라 생각함. 그냥 편안하게 개인메모 남기듯 쓰겠음. 끼적끼적.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Kingsman: The Secret Service)

[ 청불 등급 ]과 [ 경쾌함, 유쾌함, B급 코드 ]가 만나면 이런 영화가 되는구나. ‘스타더스트’와 ‘엑퍼클’이 취향 아니었던 나는 (‘킥 애스’는 철저하게 내 관심영역 바깥의 영화였다.) 이 영화로 매튜 본을 다시 보게 되었다.
재미있었다.

그러나 잔인한 걸 못 보는 사람에게 굳이 추천하지는 않겠음. 다른 청불 영화가 한두 번 정도 강하게 찌른다면, 킹스맨은 러닝타임 내내 주구장창 찔러대는 수준이기 때문.
청불 액션에 면역이 없는 사람이라면 트라우마 생길 수도 있겠다 싶은 장면이 여럿 있었다. (특히 교회 시퀀스의 마지막 그것은 두 번 다 내 옆에 앉아있는 생면부지의 관객들이 아주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몸을 꼬았단 말이지….) (굉장히 스타일리쉬한 액션 시퀀스이지만, 어떤 관객에게는 끔찍한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을까?) (취향이란 百人百色이므로.) 영화 후반의 우스꽝스러운 폭죽 시퀀스로 긴장을 단번에 풀어낼 수는 있겠지만, 그 장면까지 가려면 수많은 유혈 장면과 절단 장면과 관통 장면을 겪어내야 하는 것이다. 나중에 케이블로 보면 남아나있는 게 없을 듯싶다. 모자이크로는 해결이 안 되는 수준으로 잔인하기 때문이다.
“잔인한 영화 못 보는 사람도 볼 수 있는 영화예요.”라는 리뷰를 쓴 사람들은 아직 “잔인한 영화 진짜 못 보는 사람”을 못 만나본 게지…. 결국 두 번 다 혼자 보고 온 나.

청불 액션에 환호하는 관객이라면 정말 정말 재미있을 액션영화. 감상 포인트가 대단히 많다.
액션영화의 기본은 자동차 추격전과 총격전 그리고 육탄전이다. ‘킹스맨’은 자동차 추격전부터 “귀엽고 요란스럽고 발랄한 후진”이라는 유쾌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총격전과 육탄전은 더 말할 것도 없음. (가젤을 보면 뭐) (초반의 랜슬롯 장면에서 뒷좌석 아주머니가 “어머, 웬일이니~!”하고 추임새를 넣었던 것이 기억난다.) 가젤씬 전체, 파쿠르씬,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씬, 수중씬, 스카이다이빙씬, 교회씬, 폭죽씬, 후반부 에그시씬…… 기타 등등. 정말 감상 포인트가 많다. 경쾌한 “롱 시퀀스 액션”. 군데군데 느껴지는 가이 리치의 향기.

이야기 자체는 특이할 것 없음. (스포일러를 밟고 봐도 무난할 정도?)
보잘 것 없는 청년이 능력 있는 중년의 도움을 받아 환골탈태한다. “젠틀맨 스파이”와 “과대망상증 악당”이 싸워서 결국 스파이가 세상을 구한다. ㅇㅇ의 ㅂㅅ에 성공한다.
그런데 이렇게 뻔한 이야기를 장면장면 묘사할 때는 클리셰를 와장창 깨부수는 스타일? 이야기는 진지하되 세밀 묘사는 경쾌하게?

캐릭터 한 명 한 명 모두 다 인상적이고 사랑스럽다. 발렌타인과 가젤 포함해서 전부. (참 스마트한 빌런들이지 않은가.)
스파이물의 정석을 따르는 영화일 뿐인데도 진부하지 않은 까닭은 캐릭터를 발랄하고 세심하게 살렸기 때문인지도.
설정은 다 돼 있을 것 같은데 영화로 드러난 것이 별로 없어보여 프리퀄이든 시퀄(뒷이야기)이든 좀 더 보고 싶다는 갈증을 느끼게 된다.

제작비 8100만 달러 - 월드와이드 수익 2억 7728만 달러.

한국 관객 동원 497만 명 돌파!!! 청불 영화인데! 세상에나, 300만 넘으면 대박이라고 생각했을 영화가 500만 고지에?! 그래요, 바로 이 기록을 보고 중국에서 수입허가했다 이거로군요;;; 약 500만 관객이라니, 우와.



!!! 아래로, 약 스포일러 주의 !!! 

[ 메모 ] 
― MARV 로고는 색맹/색약 테스트 같다.
― “브로그 없는 옥스퍼드” (Oxfords, not brogues)
― 영국에는 여우가 길고양이만큼이나 많다더니.
―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Manners maketh man.)
― “속을 좀 풀어야했어.” 왜 이렇게 새침하세요, 콜린 퍼스.
― 헤밍웨이 “진정 고귀한 것은 과거의 자신보다 우수한 것이다.” (There is nothing noble in being superior to your fellow man; true nobility is being superior to your former self.)
― “The suit is the modern gentleman's armour. The Kingsmen are the new knights.”
― 퍼그 JB (미드 ‘24’의 잭 바우어)
― 와, 교수님 배우가 마크 해밀이었다니. (원작에서는 아예 마크 해밀이 납치된다고 한다.)
― 영국 VS. 미국
― 맥도날드, 트윙키 (트윙키 하면 ‘좀비랜드’가 최고이지만.), ‘happy’ meal.
― 사무엘 L. 잭슨은 굉장한 동안인 듯. 1948년생. (콜린 퍼스는 1960년생이다.)
― 교회씬 Free Bird
― 발렌타인 “현실은 영화와 달라.”
― “미국은 죽어간다” (America Is Doomed.) (한국인인 내가 보기에는, 미국보다 영국이 더 심한 것 같지만. -_-)
― 멀린 “저게 죽을라고…”
멀린 “이건 내 것이야.”
멀린 “에그시, 온 세상이 개판이야.”
갤러해드 다음 가는 능력자는 멀린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영화 내에 “그 묘사”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갤러해드보다 더 능력자로 보이기도 하고.
그동안 목소리 좋은 영국 빌런이라고만 생각했던 마크 스트롱이 이 영화를 통해 갑자기 섹시해 보이기 시작했다.
― 에그시 “현실은 영화와 달라.” / 발렌타인 “완벽해.”
― 가젤과 록시의 능력, 에그시와 록시의 관계도 기존 스파이물의 클리셰를 비튼 거라고 할 수 있을까? 대단히 마음에 듦.
― 비밀번호 2625는 공주님이 해주겠다는 그것과 관련 있는 ㅅ드립이라고 한다. 영미권 핸드폰 코드와 관련 있다고.
― 엔드 크레딧 조금 나온 뒤 매너가 사람을 만드는 쿠키 영상 나옴.
― ㅎㅇㅅㅅ이나 ㅈㄹㅅ 장면을 넣을 법함에도 넣지 않았단 점에서 @#가 %&(는 후속작을 기대해도 괜찮을는지?
― 번역 : 박지훈

[ 메모 2 ] 
― 놋네시네마의 티켓도 결국 감열지 영수증으로 바뀌고 말았다. 끙.
― ‘엑퍼클’ 때도 느꼈지만, 매튜 본은 VFX 퀄리티에 별 관심이 없는 모양? (어쨌거나 청불 영화에 제작비 1억 달러 안 넘긴 것은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맥스영화 : 콜린 퍼스 인터뷰 
엘르 2월호 : 콜린 퍼스 인터뷰 
엘르 4월호 : 콜린 퍼스 인터뷰 

좋은 일입니다, 나이 들어 액션영화 스타가 되는 배우들이 있다는 사실은. 마흔 넘어 액션 스타가 된 로다주, 제레미 레너를 보세요. 서른 넘어 처음으로 액션영화 찍은 에밀리 블런트도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앵그리니슨52님도 계속 날아다니시면 좋겠는데ㅠㅠ 2년 발언이 어인 말씀이십니까ㅠㅠㅠㅠㅠㅠ
콜린 퍼스도 앞으로 액션영화에 자주 나와 주시면 좋겠습니다. 드라마, 로맨스 장르는 좀체 안 보는 저 같은 관객도 세상에는 있는 것입니다……. (‘킹스 스피치’는 감동적으로 보았습니다.) 쉰 중반의 나이가 뭔 대순가요. 그러니 액션영화 몇 편만 더 제발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 뜬금없이 적어두는 이야기지만, 콜린 퍼스의 키는 187센티미터라고 한다.
― B-roll (스포일러 주의) - https://youtu.be/HumtwEKU_lY
왜 이렇게 새침하신 건데요, 진짜ㅋㅋㅋ 여하간 액션영화 몇 편만 좀 더 부탁드립니다,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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