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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adne의_실타래

[영화] 레전드

단련 2016. 1. 5. 06:00

!!! 스포일러 주의 !!! 

레지 “세상에 빚진 거 없어”
프랜시스 “그건 세상한테 물어봐야죠”
레전드 (Legend, 2015)

60년대 런던의 유명 갱스터였던 크레이 형제를 다룬 영화.

1인 2역 톰 하디의 매력 만재. 매드 맥스에서 인상적이었던 “음”하는 중저음이 또다시 인상적이었다. 레지 크레이(형)보다 로니 크레이(동생, 정신분열증 환자, “사내애들로 부탁해요”)가 캐릭터로서 훨씬 매력적이었다. 대사가 하나같이 도가적? 우문현답? 스러운 느낌이 드는데, 결론은 미치광이.

별점 두 개짜리 영화임을 염두에 두고 보면(=기대치를 최대한 낮추고 보면) 아주 재미없지만도 않음. 나는 태런 에저튼(매드 테디 스미스 역)을 보기 위해 이 영화를 관람했는데, 분량이 매우 적음에도 불구하고 꽤 만족스럽게 보았다. 분량은 진짜 적은데 첫 등장 때부터 씬 스틸이 대단하다. 우중충한 “깡패”(갱스터) 사이에서 유독 의상이나 외양이 튀고, 캐릭터도 굉장히 특이함. 미치광이 짝짜꿍인데 귀여워 보인다! 사랑스러운 태런 에저튼 효과?

니퍼 리드 형사 역 배우가 ‘닥터 후’의 닥터였던 크리스토퍼 에클리스턴이라는 점도 재미있는 포인트. (비중은 없다시피 하지만.)

그리고 크레이 형제네의 반대파인 리처드슨 형제네의 찰리 리처드슨 역으로 폴 베타니가 나온다!!! (크레딧에는 안 올라갔던 듯???) (‘기사 윌리엄’의 인연인가?)
비교적 영화 초반에 리타이어하지만, 사전정보 없이 봤기 때문에 더더욱, 좋아하는 배우의 깜짝 등장이 무척 반가웠다! 찰리 리처드슨도 로니 크레이과의 캐릭터. 미쳤는데 웃기다.

이 영화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세 가지.
매드 테디 이야기의 부재. 이야깃거리가 많았던 실존인물이고 나중에 레지 크레이에게 살해당했다고 하는데 그쪽 이야기는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영화는 레지와 로니, 레지와 프랜시스에 대해서 그린다.
프랜시스의 위태위태함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배우를 예쁘게만 보이려고 한 작풍의 부작용 같기도 하다??? 영화 후반부가 뜬금없고 시큰둥했다. (이 시점부터 레지 크레이의 표정을 유심히 지켜보게 되는 관람 포인트는 있었지만.)
마지막으로 실존인물을 다루는 워킹 타이틀 영화 특유의 묘한 각색과 뒷심부족이 아쉽다는 점을 메모해둔다.

우리말 번역이 특이했음. “운짱 녀석”(운전수)이라든가 “경찰은 쌩까도 깡패한텐 헬렐레야”라든가 “평생 쌓은 강직함이 똥창에 빠졌군”이라든가 고릴라 뭐시기라든가 “뿡알은 안 돼”라든가…… 하하… 번역은 홍주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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