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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드 크레딧 보면서 딱 처음 든 감상은 “와, 진짜 잘 만들었다!”.
이야기 만듦새가 굉장히 좋다. 약간 어른용. 왜냐하면 ‘주토피아’는 본격 추격 스릴러 액션 추리 수사물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피아물 요소도 있고, 작금의 한국에 시사하는 바 있는 정치 스릴러도 들어간다. 큰 줄기 아니라도 소소하게 어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구간들도 있다. 주디네 부모님이 주디가 @#$%^이 된 것을 보고 기뻐하는 장면이라든가.
농으로 붙이는 말이 아니라, 훌륭한 추리물의 구성을 가지고 있다. 앞에 지나갔던 캐릭터들이 뒤에 생각도 못한 키포인트 역할을 해주면서 사건추리의 갈 길을 열어준다.
실종사건 - 단순실종사건이 야수화 사건으로 확대 - 밤의 울음꾼 - 야수화는 @#자에게만 발생한다 - 사회문제화 - 밤의 울음꾼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 “$%”가 아니라 “&” - 듀크가 훔친 것은 *@가 아니었다 - ㅎㅊ으로 누가 무엇을 하려는 것인가?
매우 높은 퀄리티의 시나리오라는 감상이 든다. 실사영화였어도 만듦새가 좋았을 것 같지만…… 아, 그랬더라면 화려한 액션과 주토피아라는 독특한 무대장치를 표현하는 데 지난한 어려움이 따르기는 했겠다. 미스틱 스프링 오아시스 장면은 통째로 들어냈어야 했을지도 모르고. 음, 애니메이션으로 나와서 다행이다!!!
뭣보다 이 작품의 메시지가 차별과 역차별에 대한 고찰, 종에 대한 고정관념 타파라는 점이 놀랍다. 토끼에게 눈앞에서 귀엽다고 말하면 매너 없는 것이라든가 “홍당무 아가씨”는 차별적인 언사라든가 “멍청한 토끼와 교활한 여우”라는 등의 표현이 주는 무게감이 굉장하다. 문명화되었지만 그래도 타고난 건 못 바꾼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씁쓸해지는 것도….

― 현지화가 잘 돼 있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우리말 더빙 상영으로 보았는데, 극장에서 애니메이션을 [자막] 말고 [더빙]으로 관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현지화가 잘 돼 있는 걸 보고 아주 놀랐다. 플랜카드나 문서, 뉴스자막 등의 문구 하나하나가 한국어로 작업돼 있었다. 글꼴은 좀 촌스러웠지만, 그래도 2DISC 블루레이로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 (그러나 FOX AWAY는 FOX AWAY로 나온다.)
가젤 노래도 우리말 버전으로 나온다. (단, 엔드 크레딧 때는 Shakira 것으로 나온다.)
우리말 더빙의 퀄리티는 역시 Disney Character Voices International Inc.. 특히 성우 정재헌의 닉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교활한 여우, 능글맞은 닉, “멍청한” 여우, 스마트한 닉 그대로의 목소리와 연기였다. 극장의 [자막]판 상영시간이 개인적인 스케줄과 맞지 않아 부득이하게 [더빙]판으로 보았던 것인데, 아주 만족스러웠다. “왜 이래 날 사랑하면서”

대사연출 : 박선영
번역 : 김상훈

― 미국은 3월 4일에 개봉한다. 작품의 완성도가 내 예상보다 훨씬 좋았기 때문에(디즈니가 예고편을 너무 안 끌리게 만들어놨다;) 미국 내 흥행은 과연 어떻게 될는지 궁금한 바이다.
한국은 2월 17일에 개봉했으며, 3월 1일 기준으로 관객 동원 149만 명의 아직은 심심한 성적을 기록 중. (이게 다 ‘ㄱㅅㅇㅈ’ 때문이다!!!) (‘겨울왕국’은 1월 16일에 개봉해서 2월 1일에는 이미 관객수 540만 명을 돌파했다는 흥행기록을 세운 바 있다. 방학시즌특수나 Let It Go돌풍을 고려하면 ‘주토피아’와 단순비교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학생들 개학했으니 어른관객들이 좀 더 극장 가서 봐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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