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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라기 월드 (Jurassic World, 2015)
크리스 프랫 주연의 블록버스터 영화라 보고는 싶었지만, 메르스 사태 때문에 차마 극장 가서 관람하지는 못했던 영화. (기관지 쪽 건강에 자신 없는지라 진심 무서웠었다.)
제작비 1억 5천만 달러.
흥행수익 미국 6억 5천만 달러 + 외국 10억 1천만 달러. (눈 비비며 일십백천만십만백만 자릿수를 세고 다시 세게 만든 어마어마한 기록.) (한국관객수 기록은 554만 명.)
(참고삼아 적어보자면, ‘앤트맨’의 미국흥행은 1억 8000만 달러. ‘마션’의 미국흥행은 2억 2800만 달러. ‘스타워즈 : 깨어난 포스’의 미국흥행은 9억 3000만 달러. ‘데드풀’의 미국흥행은 3억 4000만 달러. 블록버스터의 경우, 대체로 미국에서만 3억을 넘겨야 대박친 것으로 보는 듯하다. 물론 제작비+홍보비 사정에 따라서 척도는 달라진다. ‘데드풀’은 제작비가 5800만 달러에 불과한데 미국수익만 3억이 넘었으니 하하… 라이언 레이놀즈는 정말 정말로 행복할 것이다.)
‘쥬라기 월드’를 보고난 감상은 → “킬링타임무비”.
끝.
이름값이나 흥행기록에 비해 묘하게도 인상적인 것이 없는 영화였다. 엔드 크레딧 보면서 곱씹게 되는 무언가가 없었다.
오락영화를 보고나면, “시나리오가 영리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고 “관객을 의식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 영화는 명백히 후자다. ……어쨌든 전 세계 영화관객들은 지갑을 열었다.
!!! 아래로 스포일러 주의 !!!
― 클레어라는 캐릭터는 생각보다 괜찮더라. 스틸레토힐(킬힐)이 문제지. 스페셜피처 보면 배우는 운동화 신고 뛴다. (같이 보시던 어머니께서 “잠깐 돌려봐~!”라고 하셔서 알았다.) 즉, 제작진은 영화 상에서 일부러 클레어가 스틸레토힐을 신고 뛰는 장면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스틸레토힐을 신고도 2분 이상 버틸 수 있음을 넘어 티렉스와의 경주에서도 승리하고야 마는 여자주인공의 주인공다운 근성이나 (초)능력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런데 솔직히 내 발목이 다 욱신거리는 느낌이어서 별로 기분 좋은 비주얼은 아니었다. 나는 플랫폼 웨지힐 신고도 접질린 적 있는 바….
만약 강인한 여성성을 스틸레토힐로 표현한 것이라고 하면 좀 화가 날 것 같기도 하다.
―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클레어 역)의 공포에 질린 연기가 좋았다.
― 닉 로빈슨(그레이의 형인 잭 역)은 알아서 연기공부를 좀 더 하겠거니.
― ‘아이언맨 3’의 타이 심킨스가 그레이 역을 맡았다.
― 하루에 2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매우 잘 운영되고 있는 테마 파크를 묘사하는 데 제작진은 많은 공을 들였다. 덕분에 남자주인공 오웬 그래디의 등장은 영화시작 15분 만에야 이루어진다.
오웬 “날 봐(Eyes on me)”
― 쥬라기 월드는 절찬리에 운영 중인 테마 파크이고 여자주인공은 운영비, 관람객들의 호응 문제, 관람객들의 만족도, 수익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관람객들은 이제 평범한(?!) 공룡은 질려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헨리 우 박사에 의해 설계(디자인)된 공룡인 인도미너스렉스(Indominus rex)가 등장한다. 이 인조공룡이 본 영화의 악역이다. 오, 공룡 마니아들의 오류지적을 이런 식으로 피하다니.
클레어 “‘버라이즌 무선통신이 협찬하는 인도미너스렉스’”
로워리 “너무 안 어울리네. 아예 공룡 이름도 기업체들이 지으라고 하죠. (…) 펩시-사우루스, 토스티토-돈”
― 어파토사우루스가 CG 아닌 애니메트로닉스로 등장한다. 나는 VFX를 선호하는 관객이므로 애니메트로닉스 어파토사우루스가 너무 인형같이 보여서 별로였다, 흑흑ㅠㅠ
감독은 애니메트로닉스에 ‘쥬라기 공원’을 만든 사람들에 대한 존경과 경의의 뜻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
― 마즈라니 회장님 캐릭터가 그런 식으로 소모된 것이 안타까웠다.
“인생은 통제가 안 된다는 걸 인정해야 행복해져”라든가 “우리가 그곳을 만든 건 인간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 잊지 않기 위해서야. 그건 돈으로 못 사”라는 명언을 남겨주신 분이거늘. 언동도 그렇고 오웬을 적재적소에 기용한다는 점 때문에 꽤 호감 가는 부호 캐릭터인데 제작진에 의해 그렇게 쓰여서 유감이다.
(사실 다른 영화였다면 저 명언 파트는 삭제됐을지도 모른다. 이 영화에는 구질구질한 장면들이 꾸역꾸역 들어가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 ‘쥬라기 월드’를 SF영화로 본다면 당연히 있어야 하는 고찰 장면이지만, 아무래도 이 영화는 킬링타임영화, 오락영화, 상업영화의 색채가 강해서 말이지….)
― 랩터를 군사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는 발상이라니… 은근히 피로해지는 이야기이다.
― 자라(클레어의 비서)의 스턴트(제작진의 고약함이 눈에 보이는 그 장면. 그렇게 버둥거렸건만 결국 모사사우루스에게….)는 배우 본인이 직접 연기한 것이다. 도망치는 군중 속에 있다가 동선을 따라 카메라 밖으로 빠져나와서 와이어를 연결하고 다시 카메라 안으로 들어가서 저 높은 하늘로 끌어올려져 버둥버둥.
직후의 수중씬도 배우 본인이 찍었다.
촬영 과정은 굉장히 감탄스럽지만, 장면이 주는 혐오감이나 실망감이 심해서 나는 좋아하지 않는 장면이다.
― 결국 이 영화의 주인공은 티렉스(티라노사우루스).
인조공룡(인도미너스렉스의 기본 게놈은 티렉스라는 언급이 있다.)으로 끝까지 밀어붙이나보다고 턱 괴고 감상하다가 깜짝 놀랐다. 제작진의 의도는 클레어가 영웅적인 행동을 하게 만들고 승리의 순간을 티렉스에게 부여하고자 한 것이었다는 듯?
마지막의 포효도 그렇고 이 영화에는 정말 관객을 의식한 것 같은 장면이 많다.
― 엔드 크레딧을 매우 심심하게… 성의 없게 만들어놓았다.
크리스 프랫은 2009년 ‘팍스 앤 레크리에이션’에서 스필버그 감독의 전화를 받은 척 하며 쥬라기 공원 4편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고 너스레를 떠는 내용의 1인 콩트를 벌였다. (스페셜 피처)
훗날 그는 정말로 쥬라기 공원 4 ‘쥬라기 월드’에 주인공으로 발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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