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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기대를 했나? 뭔가 좀……. 이 영화의 무엇이 나와 안 맞았는지 생각하는 것조차 버거울 만큼 나와 안 맞은 영화였다. 그냥… 그냥 콜린 퍼스를 감상했다. 미모의 꽃중년. 떡 벌어진 어깨와 두툼한 가슴둘레. 가늘고 기~이인 다리. 꽉 채운 단추. 조끼까지 갖춘 쓰리피스 정장. 몸에 걸쳐도 팔에 걸어도 멋들어진 롱코트. 패션의 완성인 얼굴을 가진 데에다 세상에서 정장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 그 이름 콜린 퍼스. 콜린 퍼스의 현재 스타일은 '싱글맨'과 '킹스맨'으로 만들어진 것인데, '브리짓 존스' 제작진 쪽에서 "때는 이때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돼!!!!!!"하고 얍삽하게 가져다 써먹은 것 같다는 인상도 받는다. 그러니까 (한숨) 나는 이 영화의 어느 구석에도 감정이입을 할 수 없었고 그러다보니 대리만족도 전혀 느낄 수 없었기 때문에 감상 포인트를 오로지 콜린 퍼스에 둘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어릴 때부터 로맨스-코미디 장르의 영화에 애정을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러는 것일 수도 있고…. 으, 모르겠다. (마른세수)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2001년작이고 '브리짓 존스의 일기 - 열정과 애정'은 2004년작인데, 2016년이라는 오늘날에 이르러 트릴로지가 완성되었다는 의의가 이 영화에는 존재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된 거겠지. 앗, 그런데 그 점에서는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비포 시리즈가 넘사벽이지 않은가???



지인이 일본전단지 낱장형 한 가지를 구해다주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영화전단지수집은 영화감상과는 다른 차원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나는 이 전단지들을 소중히 보관/감상할 것이다.

콜린 퍼스 is 뭔들

'빅 이슈'에 콜린 퍼스 특집이 실렸다. 사진자료는 재탕이지만 크기가 큼직하고 칼럼내용도 무난하게 괜찮아서 잘 구입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보도자료일?) 인터뷰도 있고.

각본 작업에 부분적으로 참여하고 출연도 한 엠마 톰슨은 아마 다른 영화에서도 함께 작업했던 것으로 안다. 그녀와 함께 일하는 건 어땠나? 
   수년간 나쁜 영향을 받는 것 같았는데, 포기하고 듣다 보니 이거 꽤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좀 이상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엠마 톰슨에게 탈탈 털릴 수 있는 것도 운이 좋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톰슨이 다룰 수 있는 소재는 무한한 것 같다. 그녀가 세트장에 오는 날은 다들 재미있어했다.

49쪽, BIG ISSUE NO.140, 자료 제공 UPI코리아, 진행 염은영, 사단법인 빅이슈코리아, 2016




!!! 스포일러 주의 !!! 
― 그 사람이 나올 때,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관객들이 '누군데? 누구야???'하는 느낌으로 어리둥절해했는데, 내 오른쪽 남성관객이 저 홀로 박장대소를 터뜨려서 '아, 유명한 사람인가보구나.'하는 힌트를 얻었다. 에드 쉬런이면 '호빗 : 스마우그의 폐허' 엔드크레딧송을 부른 그 가수인가??? 맞나?
― 세상에, 살다보니 르네 젤위거가 강남스타일 춤을 추는 모습을 다 본다.
이 시퀀스에서 마크 다시(콜린 퍼스 분)가 굳은 얼굴로 "강남은 Han River의 남쪽을 가리킨다."는 등의 설명을 늘어놓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콜린 퍼스 입에서 "Han River"라는 단어를 들은 것도 충격이었지만, '마크 다시가 이런 캐릭터였나? 진짜 귀엽다!!!' 싶었기 때문에.
― 삼인방 태교교실 첫 방문 시퀀스도 무척 웃겼다. 마크 다시가 이런 캐릭터였나??? 아주 귀여워서 기절하고 싶었다. 그의 굳어버린 멘붕 표정을 이 영화의 베스트샷으로 꼽고 싶다.
― 여성이 여성인권을 위해 운동을 벌이는 게 뭐가 어떻다고. 다른 부분은 영국식 판타지겠거니 다 넘기더라도 이 부분만큼은 정말 현재의 한국정서와 맞지 않는 듯해서 좀.
뭐라고 할까…… 나이든 여성들이 세상사에 대해 너무나 피로해하는 기색 같은 것? 그런 것이 떠다니고 있었다. 영화의 타겟층을 '아이를 가진 40대 기혼여성'으로 좁게 잡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왕왕 들었을 정도.
― 마크 다시의 감동적인 격려 뒤에 Dr. 롤링스(엠마 톰슨 분)가 일침을 날리는 장면은 조금 마음에 들었다. 크.
― 엔드크레딧 스크롤이 돌비마크까지 다 올라가고 난 뒤, 팬서비스 쿠키사진 한 장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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