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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adne의_실타래

[영화] 콜럼버스

단련 2018. 4. 27. 06:00

콜럼버스 (Columbus, 2017)

잔잔한 드라마장르의 인디영화.

존 조, 헤일리 루 리차드슨 주연.

가로세로로 딱딱 각이 맞는 인공구조물과 초록이 무성한 아름다운 풍경 가득한 화면 구성이 인상적.
상영시간동안 볼 수 있는, 모든 화면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화면과 잘 어울리는 사운드트랙도 정말 맑고 고와요. Hammock이 담당.


<콜럼버스> 감상 가이드 (feat. 존 조) http://tv.naver.com/v/2938844 - 존 조가 들려주는 '콜럼버스'의 줄거리 소개 및 감상 포인트.

(이 영화를 통해서 존 조는 머리가 아주 작고 비율이 좋으며 정장이 매우 잘 어울린다는 사실을 다시금 알 수 있었습니다. ← 위 가이드엔 안 나오지만, 중요한 감상 포인트입니다.)

존 조가 맡은 진이라는 인물은 서울에서 온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어를 꽤 많이 합니다. 그런데 존 조는 한국어를 못하는 한국계 배우로 유명하잖아요? (아버님께서 일부러 그렇게 교육시키셨다고.) 그래서 어떻게 구사할지 기대와 걱정을 끌어안고 영화를 감상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어요. 보통 외국어를 할 땐 목소리 톤이 올라간다고들 하는데, 존 조 역시 그런↗↗↗ 목소리를 들려줘서 무척 귀엽고 좋았습니다. 배우의 별 게 다 귀여워 보이면 끝장이라고들 하던데 말이에요, 하하, 귀여운 걸 어떡해요.
"예, 들어가세요."
"ㅆㅂㅈㅍ"
"저도 참 힘드네요."

!!! 아래로 스포일러 있습니다 !!! 

현실적인 고민, 현실적인 결말. 지적이고 담백한 작풍.
이 영화에 어리석은 등장인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상처가 깊고 생각이 많을 뿐.
아버지 때문에 상처를 받았지만 관련 업적이나 사람들을 무시하지는 않기에 현명한 문답으로 케이시의 미래를 열어주게 되는 'ㄴ'받침 진.
어머니 때문에 고통을 받았지만 건축을 향한 애정과 재능, 진과의 우정으로 자신의 새 인생을 열어가게 되는 케이시. (덕질이 인생에 이렇게나 좋습니다.)
두 사람의 주인공이 사랑 아닌 우정을 나누는 내용이라서 정말 좋았습니다. 혹시라도 관객이 헷갈려 할까봐(?) 진의 짝사랑 상대가 누구인지나 케이시의 남자사귈 마음 없다 대사를 넣어놓은 것 같기도 했구요???
희망찬 미래를 현실적으로 담담하게 풀어놓는 결말부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홀로 책 한 권을 붙잡고 남은 응어리를 풀어가야 할 진의 모습이 상상되기에 안쓰럽기는 하지만요. (병실 의자 위에 웅크리고 앉은 모습이 이런 감상을 유도하는 미장센인 것이겠지요?) 케이시와의 대화로 그래도 많이 해소했기를 빌어봅니다.

기억에 남았던 두 장면 
1. 진이 사랑을 이야기하는 데 시종 거울에 비친 상으로 연출되던 장면. 제 컨디션, 제 모습이 아니었다는 뜻일까요……?
2. 케이시가 달달 외운 가이드식 설명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설명을 풀어놓을 때 사람목소리가 오프되던 장면. 케이시의 재능이 굳이 설명될 필요는 없다는 것인지? 그리고 이 장면에서 케이시와 진의 (건축을 매개로 한) 교감을 강렬하게 전달받게 되더군요.




극장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관람하고 왔습니다. 이대 정문 근처 ECC라는 건물의 3번 입구로 들어가서 왼쪽방향으로 걸어들어가면 있습니다.

전에는 감열지 영수증이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예쁜 종이티켓으로 주더군요!

투명포토카드도 받았습니다. 존 조 주연영화로 특별한 굿즈가 생기다니 무척 기쁩니다! (이제 보니, 영화 초반에 진의 아버지인 교수님이 뒷짐 지고 있던 장소인 것 같네요? 결국 진은 아버지를 용서하게 될 것이라는 미장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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