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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To All the Boys I've Loved Before, 2018)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귀엽고 사랑스러운 로맨틱 코미디 영화.
로맨스-코미디 장르와 영 친해지지 못했던 내가 이 영화는 세 번 이상이나 보았다.

주인공 라라 진(라나 콘도어 扮)과 피터 케빈스키(노아 센티네오 扮)가 정말 귀엽다.

라라 진은 직접 연애하기보다 연애소설 읽기를 좋아하고 우체통에 넣지 않을 연애편지 쓰기를 더 좋아하는 16살. 본인은 자신을 존재감 없고 아무도 관심을 안 가지는 사람이라고 평가하지만 패션이나 방 꾸미는 취향을 보면 보통은 아니다. 어떤 이유 때문에 스스로를 억누르게 된 것이다.
(덧붙여 라라 진의 가족들도 매력적이다. 라라 진이 더 솔직하고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알맞은 때에 나타난다.)

피터 케빈스키는 잘 생겼고 언변과 수완이 좋아보이며 라크로스도 하는 학교의 인기남 혹은 재수 없는 남자……인데 초콜릿 셰이크와 콤부차, 요구르트를 좋아한다는 의외성을 가졌다. 가족과 관련한 이야기로 들어가면 속이 깊은 인물이라는 것도 알 수 있다.
배우 노아 센티네오의 턱에 상처가 있는데, 잘 생긴 사람이 얼굴에 상처를 가지고 있으면 눈을 사로잡는 매력 포인트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개한테 물려서 생긴 상처라고🔗 한다.)

라라 진은 한국계 어머니를 가진 고등학생 주연 캐릭터이다. 한국 마켓에서 사왔다는 요구르트나 한국 마스크 같은 아이템이 깨알같이 등장해서 시선을 빼앗아간다. (원작 소설가 제니 한은 한국계 미국인. 주연 배우 라나 콘도어는 베트남계 미국인.) 화이트워싱당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영화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P.S. 여전히 널 사랑해』 포스터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P.S. 여전히 널 사랑해 (To All the Boys: P.S. I Still Love You, 2020)

위의 속편🔗. 

라라 진이 피터 케빈스키와 존 앰브로즈 매클래런 사이에서 흔들린다는 내용. (1편 쿠키는 없는 셈 친 건가? 배우도 다르고 답장이 오는 상황도 다르다. 2편을 만들게 될 줄 몰랐나???)
시청자는 (예의 바른 데다 상대방을 돋보이게 해주는 섬세한 내용의 손편지 답장, 책 읽는 취미, 자원봉사 성향, 과거의 감정, 예술적 감성 등등 때문에) 라라 진과 존 앰브로즈가 훨씬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피터는학교에서인기가너무많은데다라라진의옛짝꿍인젠의전남자친구였고지금도젠과끊을수없는인간관계를맺고있으며라라진에게맞추느라고에드거앨런포의시를자작시인것처럼읊는인물이다. 라라진은피터와관계가깊어질때마다젠을떠올리고운동선수인남자친구의뒷바라지를어떻게하는지모르는세계의인물이다.
결국 라라 진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따라간다.

중간에 일시중지 버튼을 안 누르고 단숨에 휘리릭 볼만큼은 그럭저럭 재미있었던 영화.
편하게 웃을 수 있는 귀여운 장면과 “내가 이걸 썼다니! 걔가 이걸 읽었다니! 내가 쓴 걸 걔가 읽은 후에 내가 읽고 있단 걸 걔가 알다니!”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서 더욱 감탄이 나오는 장면과 “있지. 우린 생각보다 빨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갈 거야. 남자들이 네 앞에 줄을 설 거고” “왜 그렇게 확신하는데?” “네가 게이인 걸 알기 전에 내가 제일 앞에 섰으니까” 
젠의 이야기를 본인 입을 통해서 풀어내주는 장면이 있었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다. (별개로 한 가지 강렬하게 들었던 생각은 다른 영화였다면 라라 진과 젠의 인종과 위치, 대사가 달랐을 것이라는 것. 그냥 내 사족이다.) 젠과 대화를 나눈 뒤, 라라 진은 (한국에 사는 한국인이 생각하는 ‘정’과는 꽤 달라 보이지만) 자신과 젠 사이의 ‘정’, 젠과 피터 사이의 ‘정’을 인정한다. “두 사람 사이에 끊어질 수 없는 연결을 말한다. 사랑이 미움으로 바뀌어도 그 사람을 향한 애정이 마음속에 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성장하려는 모양이다.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너무 쿨해지려는 것 아닌지 걱정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나는 다음 편에서 라라 진과 젠의 지지고 볶는 우정 이야기가 많이 많이 나오기를 바래보겠다.

화면 ‘때깔’은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새삼 깨우쳐준 영화이기도 하다.
피터 케빈스키가 심하게 초췌해 보이는데다 전체적으로 전작의 맑고 밝음이 안 느껴져서 IMDb를 보았더니, 감독이 여성 감독에서 남성 감독으로 바뀌었더라……. 게다가 바뀐 감독의 필모그래피🔗는 공포물 Cinematographer(촬영 감독)로 가득 차있었다. 크.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 촬영 감독도 맡았었다는 기록이 이질적으로 보일 정도이다. 이걸 알고 나서 영화를 다시 보았더니, 과연 《힐 하우스의 유령》 느낌이 풀풀 나기에 조금 웃었다. 특히 실내 장면이 나올 때마다 피식피식 웃었다. 아니, 화를 내야했을까?
Michael Fimognari 감독은 수족관 장면을 세상에서 가장 칙칙하게 연출해낸 사람으로 역사에 남아야한다. 내용은 우울할지라도 화면만은 예뻐야 하는 것 아닌가, 화면만은. 수족관인데!
(사실… 목걸이 도로 풀어가는 장면이 그토록 길게 나오는 것도 퍽 이상해보였다. 다른 장르 영화는 로맨스를 곁들일 때 목걸이 걸어주는 장면을 곧잘 이용하곤 한다. 그런데 여기 로코 영화 하나가 목걸이 풀어가는 장면을 세상에서 가장 칙칙하고 음침하게 그려낸 것이다.)

P.S.
학교 복도에서 부르는 노래 Ashe - Moral of the Story🔗  
엔딩곡 MARINA - About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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