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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전사 쉬라 (She-Ra and the Princesses of Power, 2018~)
넷플릭스 오리지널 TV 애니메이션. 시즌 1개. (13화)
'우주의 여왕 쉬라'(1985~1987)를 리부트해서 DreamWorks가 제작한 애니메이션.
"찬란한 별나라♪ 날개 달린 백마 타고 혜성처럼 나♪타♪난♪ 우주의 여왕 쉬라♪"가 리부트된다고 해서 열심히 기다리다가 넷플릭스 포스터를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나는 이상하게 쉬라나 히맨의 내용은 기억을 못하면서 쉬라의 주제가만큼은 제대로 부를 수 있다. 이렇게 노랫말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는 만화영화 주제가가 드물다. 하긴 쉬운 노랫말이기는 하지만.)
그림이 굉장히 동그랗고 분홍분홍한 파스텔톤으로 바뀌었다! 저연령 애니메이션인가! (앗, 그렇구나. 어쩐지 마지막화에 갑작스러운 팀업 액션으로 감동적인 마무리를 하더라니. 저연령 대상이라고 시즌 1의 결말까지 가는 길을 안일하게 닦아버린 것일까?)
현대적인 캐릭터―다양한 인종을 반영하고 여러 가지 체형을 가진 여성 캐릭터를 등장시킨 점은 참 보기 좋았다. 액션 영웅을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신나는 꿈을 꾸게 될 애니메이션이 현대적으로 재탄생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 캐릭터가 많은 덕분인지 워맨스 코드가 눈에 들어왔다. 제작진이 동글동글한 무지개빛 다양성을 추구해본 것 아닐까 한다.
주인공이 아무것도 모르는 호르드 병사인 상태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이 독특하다. 아도라는 우연히 독립군인 글리머와 보우를 만나서 갈등을 빚다가 호르드가 저지르는 파괴행위를 목격하고 생각 끝에 브라이트 문의 여왕과 독립군에게 충성을 맹세하게 된다. (호르드에서 훈련만 하고 출격 경험이 없었던 것처럼 묘사되었는데, 이것도 저연령을 배려한 설정일까.)
아도라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랐던 친구와 갈라서고 에더리아 행성을 지키는 쉬라가 된다.
이미지 | '우주의 전사 쉬라' 포스터
넷플릭스에 있는 '영웅이 된 장난감: 우주의 왕자 히맨'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히맨의 기원과 흥망성쇠 역사를 알 수 있다.
히맨은 (판단 미스로 스타 워즈를 거절한 장난감 회사) 마텔이 원작 영화 없이 장난감부터 만들고 이야기를 첨부해가다가 필메이션의 TV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대히트하게 된 프랜차이즈.
그리고 쉬라는 히맨 TV 애니메이션이 성공한 뒤에 여성 액션 피겨 시리즈도 팔기 위해서 만든 스핀오프 애니메이션이었다. 쌍둥이 여동생 등장 서프라이즈~! 여러 명의 여성 제작진이 당시 환경과 성차별에 맞서서 고군분투했던 이야기도 살짝 엿볼 수 있다. 여성 캐릭터는 검을 써서는 안 된다는 압력을 받았다든가. (여성 캐릭터를 다루는 남성 판타지 작가에 대해서 BARBARA HAMBLY라는 쉬라 작가가 한 말은 가슴을 짜르르하게 울리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드림웍스판 '우주의 전사 쉬라'가 설명하지 않은 이터니아나 그레이스컬 등은 앞으로 드림웍스가 설정하기 나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부터 여러 사람이 설정을 나중에 덕지덕지 붙여나가는 작품군이었던 것이므로.
장난감을 팔기 위해서 어린이가 가지고 놀기 쉽도록 이야기를 만들지만 딱히 설정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정체성? 예컨대 "쉬라"나 "그레이스컬"이라는 단어에도 딱히 심오한 의미를 담지는 않았던 것 같다. "쉬라"는 히맨과 짝이 맞는 단어를 만들기 위해서 쉬에 이집트 신 라를 붙인 이름이며 "그레이스컬"은 이미 장난감은 나오고 있는데 마감에 쫓긴 오리지널 만화책 작가가 아내의 결혼 전 성이 그레이이고 해골이 멋진 것 같아서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당시의 설정 덕후나 연대기 작성 덕후는 무척 허무하거나 힘들었을 것이다.)
(올드팬은 이번 리부트작을 싫어할까? 히맨은 바바리안 세계관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온 캐릭터였다고 한다. 리부트 쉬라는 바바리안과 멀고 우주와 가까우며 페미니즘 코드 대세를 따라가는 작품으로 보인다. 언젠가 아이언맨도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리부트되겠지….)
본 리뷰에 인용된 이미지 및 텍스트 등에 대한 모든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가 소유하고 있음을 알립니다. DreamWorks 애니메이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