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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어비스 (メイドインアビス, 2017)
츠쿠시 아키히토 원작 · KINEMA CITRUS 제작의 일본 TV 애니메이션. 총 13화.
!!! 불호(不好) 감상잡담 주의 !!!
속았다. 귀여운 그림체의 썸네일에 속았다. 나는 이제 일본 애니메이션과는 안 맞는 것 같다. 지금 몇 번째로 실패한 건지 모르겠다.
독특하고 동글동글한 어드벤처물이기를 기대했으나… 어비스 탐굴(探窟)을 동경하는 12살짜리 소녀가 엄마 찾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여행길을 떠나 위험한 동물과 환경을 만나면서 여러 가지 험한 일들을 겪는다는 잔혹 판타지 어드벤처였다.
뒤로 갈수록 기이하고 끔찍해져서 특히 10화와 13화는 보기가 힘들었다. 왜 일본은 나이어린 등장인물이 끔찍한 사건을 겪는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을 아무렇지 않게 끊~임없이 제작하는 것일까.
그밖에도 보육원생에게 돈벌이로 유물 발굴을 시킨다든가(그냥 발굴만 해와도 뭐할 판국에 어비스의 저주로 구토까지 겪어야 한다;) 어린이를 벌주는 방법이 알몸으로 공중에 매달기라든가 12살짜리 소녀를 툭하면 벗기는 것이라든가 눈에 거슬리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 편. 머리 비우고 이세계(異世界) 모험기라고 보고 있다가도 도대체 작금의 일본은 어디로 가고 있느냐고 한숨밖에 안 나와서….
하다못해 어른으로 설정하라구요, 어른으로!
나 같은 시청자에게는 다행스럽게도(?!!!) 그나마 모자이크가 돼있다.
넷플릭스임에도 모자이크 처리돼 나오는 것은 현재 한국에서 일본 TV 애니메이션은 한국 방송사에서 심의를 거친 뒤 방영된 영상만 틀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 넷플릭스는 일본 TV 애니메이션 심의를 새롭게 신청할 수 없다는 것일까? (극장판은 심의 신청이 가능하다고 한다.)
!!! 스포일러 주의 !!!
주연
리코
하얀 호각 "섬멸의 라이자"의 딸. 10년 전에 어비스로 내려갔던 어머니가 쓴 것으로 생각되는 '나락의 끝에서 기다린다'라는 쪽지가 발견되자, 레그와 함께 모험을 떠난다.
어비스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탐굴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레그
1화에서 베니쿠치나와(어비스의 동물)에게 당할 뻔한 리코를 구해주고 기절해있었던 수수께끼의 로봇. (5화에서 리코가 화장포라는 기술명을 붙여준다.)
기억상실증. 리코가 전에 키웠던 강아지 이름을 따서 레그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리코는 레그가 어비스의 저편에서 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독특한 설정들
어비스의 저주
상승 부하(上昇負荷). 어비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갈 때 생기는 여러 가지 증상. 구토, 환각, 격통 등.
12화에서 나나치가 설명하기로는, 위로 올라가느라 (얇은 천처럼 주변을 뒤덮고 있는) 역장을 뚫어버리면 걸리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탐굴가 계급
견습생 붉은 호각 → 정식 탐굴가 푸른 호각 → 사범 대리 달의 호각 → 달인 검은 호각 → 철인 하얀 호각
기도하는 해골
2천 년 전의 유골. 한결같이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떡밥 혹은 맥거핀.
생일날 죽는 병
12화에 나오는 수수께끼의 병. 병자를 대상의 치료선으로 옮기자 감쪽같이 나아버리는 모습을 보인다. 어비스에서 멀어지면 낫는다는 뜻인지?
떡밥 혹은 맥거핀.
어비스
탐굴과 탐굴의 보상을 향한 동경으로 미쳐버린 사람들을 집어삼키는 심연.
오스
약 1900년 전에 거대한 수직굴이 생겼는데 신비한 생물과 불가사의한 유물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탐굴가들이 모여들어서 마을을 형성하게 되었다.
어비스의 연못 (심계 1층)
리코와 레그가 4화에 다다르는 공간.
유혹의 숲 (심계 2층)
리코와 레그가 5화~8화에서 탐험하는 공간.
어비스의 저주는 구토, 두통, 현기증.
붉은 호각이 들어가면 자살로 간주하고 수색대도 쫓아오지 않는다고 하는 영역. 리코는 유혹의 숲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육원 리더(지르오)의 마지막 수업이라고 생각한다.
감시 기지 시카 캠프에 어린 리코를 지상까지 옮겨주었던 하얀 호각 "움직이지 않는 오젠"이 있다. 오젠은 리코와 레그에게 임시로 푸른 호각을 주고 어비스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생존 훈련을 시킨다. 그리고 라이자가 쓰던 무기를 주고 어비스에 대한 중요 정보를 아낌없이 가르쳐준다. 이는 오젠과 라이자의 인연 때문.
대단층 (심계 3층)
리코가 9화에서 여러모로 고생하는 공간.
어비스의 저주는 구토, 두통, 현기증에 더하여 균형 감각 이상, 환각과 환청.
거인의 잔 (심계 4층)
10화에서 (시청자까지 심히) 고통받게 되는 공간.
어비스의 저주는 전신 격통과 온몸의 구멍에서 피를 내뿜는 것.
리코는 타마우가치(어비스의 동물)의 독을 당해 심각한 상태에 이르지만 탐굴가의 말로(成れ果て)라는 나나치를 만나 목숨과 팔을 구한다.
나나치는 레그에게 타마우가치를 처치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그 대신에 한 가지 부탁을 한다.
시체의 바다 (심계 5층)
과거에 나나치가 하얀 호각 본도르드에게 속아서 내려갔었던 공간. (13화)
본도르드는 오갈 데 없는 어린이를 모집해서 심계 6층에서 심계 5층으로 올라올 때 생기는 어비스의 저주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었다. (이런 내용을 볼 때마다 정말 일본인은 뻔뻔하구나 하는 생각만 들 뿐이다. 반성은 없고 자극적인 묘사만 갈겨대니.) 나나치는 친구 덕분에 심계 6층의 상승 부하인 죽음 또는 인간성 상실에 걸리지 않고 외형이 토끼인형처럼 변하는 선에서 살아남았던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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