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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강 액션이 ‘홈커밍’에 비해서 볼만해졌다. 특히 에필로그에 이르러서는 마치 존 왓츠 감독이 “스파이더 센서도 활짝 피웠겠다, 시원하게 보여준다!!! 크아악!”하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

슈퍼히어로가 가득한 세상, 그것도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의 심각한 사건이 일어난 이후의 세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일반인들의 이야기를 귀엽고 재미나게, 무겁지 않게 그려줘서 좋았다. (학생이 만든 영상, 메이 파커가 들려주는 블립 경험담, 새로 등장한 슈퍼히어로에게 이름 붙여주기, 지구가 어쨌거나 저쨌거나 귀엽고 웃기는 시선강탈 커플 등등.)
톰 홀랜드의 ‘스파이더맨’은 여전히 MCU의 밝고 웃긴 부분을 담당하는 영화였다…!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스타워즈 언급으로부터 떠오르는 줄줄이 소세지 감상 

스파이더맨 : ‘제국의 역습’이란 옛날 영화 봤어요?
워 머신 : 토니, 얘 몇 살이야?
아이언맨 : 잘은 몰라도 우리보단 좀 어려 I don't know, I didn't carbon-date him. He's on the young side.
스파이더맨 : 주인공들이 눈 덮인 행성에 갔는데 큰 기계들이 걸어 다니는 장면 알죠?
아이언맨 : 계획이 있나 봐
워 머신 : 높이 올라가, 토니

MARVEL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2016)


스타워즈 레퍼런스가 유구하게 이어진다.
(사실 톰 홀랜드는 스타워즈 팬이 아니고, 케빈 파이기가 스타워즈 팬이라고 한다. 삭제장면 중에 피터가 MJ 선물을 사기 위해서 피규어를 팔려다가 결국 스타워즈 액션 피규어는 팔지 못하는 장면이 있었다고 한다. 케빈 파이기가 가져온 그 액션 피규어는 톰 홀랜드가 잘 모를 정도로 마이너한 캐릭터였다고 한다.) 

여하튼 토니 스타크는 ‘시빌 워’ 이후 ‘인피니티 워’ 이전부터 피터에게 남길 이디스와 널 믿는다는 메시지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착실한 후계 양성!)

그런데 (토니의 재미있는 작명 버릇으로 끝났으면 좋았을) 이디스(“Even Dead, I'm The Hero.”)가 결국 미스테리오의 최후까지 아우른다는 해석은 너무 가슴 아픈 감상을 남긴다. 마블은 누가 영웅이고 누가 악당이냐며 계속해서 관객=대중의 머리를 자극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어디를 보고 있어?! 어떻게 평가할 거야? 왜 좋아해?!??? 하고.

문득 떠올랐는데, 마블은 무조건적인 Lawful Good 히어로 이야기는 딱히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다. 완성형 캐릭터로 보이는 블랙 팬서조차 사촌과 그렇게 되었고.

무척 가슴 아팠던 장면 두 군데 
토니 스타크/RDJ팬으로서 쿠엔틴 벡의 B.A.R.F. 회상 장면과 ‘그’ 장면은 정말 아팠다.

1. 오베디아 스탠, 이반 반코, 알드리치 킬리언, 막시모프 남매, 울트론, 벌처. 자신을 “billionaire, playboy, philanthropist”라고 규정짓는 천재 캐릭터는 뭇사람을 빌런으로 만들어버리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우리 지구에도 루소 형제라는 빌런이 탄생하였나니.

토니 스타크를 또 다시 이런 식으로 이용할 수밖에 없었나…. (시무룩) ‘아이언맨’ 1까지 끌어올려질 줄은 몰랐다.
토니가 가진 ‘무언가’가 ‘캐릭터의 매력’이 아니라 ‘제작진의 편리’인 것처럼 보일 때면 그만 한탄이 나온다. 로다주 팔색조 매력으로 무척 즐겁긴 했지만, 제작진은 배우에게 너무 짐 지우고 태만하지 않았는지 반성 좀 해보기를 바란다. 매력을 만들어주던 배우가 물러났는데 제작진이 계속 이런 식이면 캐릭터 깎아먹기가 될 뿐이다. 시나리오에 힘 좀 넣어주십시오!!!

피터 파커란 캐릭터는 어떤 빌런이 나타나더라도 (아무리 MCU가 악당으로 반전되는 멘토 다루기를 즐긴다 해도) 토니 스타크를 계속 존경하고 사랑하고 신뢰하면서 좋은 히어로가 되고자 노력할 것 같으므로 3편의 빌런은 다르기를 바란다. 페이즈도 다르니!

2. 꼭 그렇게 자극적인 비주얼로 보여주어야 했나. ‘마블 좀비즈’가 팍 💥 떠올랐을 정도였다……. 전 생애에 걸쳐서 아이언맨을 좋아해왔다는 만 6세의 그 소년이 또 울지나 않았을지 걱정된다. 

아주 인상적이었던 장면 두 군데 
1. 피터가 심각한 상황에 처했을 때 (홀랜드에서) 도움을 요청한 상대의 정체가 해피였던 것.
그동안 해피 호건은 개그 담당 캐릭터였는데, ‘파 프롬 홈’에 이르러 보호도 해주고 치료도 해주고 상담도 해주는 어른 캐릭터가 되었다. (기가 차게 웃기는 학교 선생님이 두 명이나 있다 보니 더욱 두드러진다.)
3편에도 해피가 나올까? 나오면 좋겠다.

2. 홀로그램 다루는 피터를 바라보는 해피의 표정.
토니를 언급하는 어떤 장면보다도 토니의 존재감이 물씬 느껴지는 장면이었다ㅠㅠ

쿠키 
1. 데일리 뷰글의 편집장 등장. ‘홈커밍’의 쿠키 1과 딱 정반대 상황.
2. 아니, 닉 퓨리를 연기하는 탈로스를 연기하는 사무엘 L. 잭슨이었다니.

트리비아 (IMDb
피터 여권의 생일 8월 10일은 스파이더맨이 처음 나온 코믹스 Amazing Fantasy #15의 발행일이라든가
영화 초반부, 교실의 아이언맨 콜라주 맞은편에 르네 마그리트의 “잘못된 거울”이 걸려있다든가
베티, MJ, 해피가 드론과 싸우면서 사용한 무기들은 각각 아머, 해머, 방패를 상징한다든가
마지막의 “1...2...3...?”은 MCU 페이즈 4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든가
엔드 크레딧 송인 The Go Go's - Vacation (유튜브 링크)의 노랫말이라든가
#wheresbeck이라든가
의미심장한 요소나 팬서비스가 상당히 많은 영화.

‘Vacation’은 극장에서 들었을 땐 발랄한 노래로구만~ 하고 별 생각 없이 넘겼었다. 나중에 인터넷에서 노랫말이 은근히 서글프다는 이야기를 보고 화들짝 놀라서 서치를 해보고야 뒤통수를 문지를 수 있었다. (자막에 노랫말도 번역해서 넣어주지ㅠㅠ 아쉽다ㅠㅠ)
청춘의 흔한 이별 레퍼토리를 ‘파 프롬 홈’ 엔딩에 붙여놓으니 “토니를 잊기가 힘들어요. 진즉 함께 히어로 활동할걸. 이제 토니는 없으니까요. 토니가 장난으로 이디스를 준 줄 알았죠. 제가 틀렸어요. 전 강하지 않아요. 토니를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시간을 보내고도 아직 극복을 못했네요. 전 방학을 간절히 바랐어요. 방학이라 외국으로 날아갔는데 제 방학은 토니 없이 혼자 보내는 것이더라구요.”라는 이야기로 변모해버린다!!!!!! 우와, 이 노래 누가 선곡했대요?! 존 왓츠 감독이래요??? 이제 좀 그만 울리세요ㅠㅠㅠㅠㅠㅠ

아, 그리고 노래 이야기 꺼낸 김에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중 어벤져스 테마곡과 파프롬홈 테마곡이 연이어 나오는 그 곡의 트랙은 16번. ‘Taking the Gullible Express/ Spidey Sensitive’.

마블의 Phase Four 
샹치 영화(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2021)에 진짜 만다린이 나온다고 한다. 게다가 만다린 역을 양조위가 맡는다고 한다.
토르 4(Thor: Love and Thunder, 2021)도 나온다고 한다…!

저, 아직 ‘엔드게임’의 결말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관객으로서 좀 쓸쓸해해도 되나요?! ‘아이언맨’도 4 만들어줘…! ㅠㅠㅠㅠㅠㅠ

본 리뷰에 인용된 이미지 및 텍스트 등에 대한 모든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가 소유하고 있음을 알립니다. 컬럼비아 픽처스(소니)와 마블의 영화입니다. 




영화를 빨리 보고 싶어서 예매를 지인의 일정과 동선에 맞추었을 뿐인데, 지인이 ㅇㅅㄹ에서 한 턱 쏘면서 스테이크까지 사주었다. 지인은 한 줌이라며 삐죽 웃었지만, 나는 4900원짜리임에도 좀 더 익혀먹을 수 있는 플레이팅으로 나왔다는 점에 사진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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