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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다와 마법의 숲 (Brave, 2012)

Pixar Animation Studios의 13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픽사 첫 여자가 주인공인 작품. (이후로 ‘인사이드 아웃’과 ‘도리를 찾아서’가 나왔다.)

내가 왜 이 작품을 평작 이하로 평가했었는지 모르겠다. 픽사에 대한 기대치에 미달했다고 아쉬워했던 기억이 나는데, (‘우먼 인 할리우드’를 계기로 이번에) 다시 보니까 서사와 유머 충실하고 복선 회수도 성실하고 메리다네 세 남동생들도 귀엽고 메시지도 픽사답고 한 작품이던데 옛날의 나는 왜 이 작품에 실망했었을까???

이번에 다시 보니까 복선을 잘 넣은 작품임을 알 수 있었다.
메리다가 어릴 적 숲에 들어갔다가 본 도깨비불, 도깨비불은 사람을 운명으로 이끌어준다는 엘리노어의 설명, 곰 모르두, 불 폭포수는 용감한 왕들만이 마실 수 있다는 퍼거스의 농담(?), 고대의 왕국을 혼자 다스리고 싶어해 나라를 혼돈에 빠뜨렸다는 맏아들 왕자에 대한 전설, 안개 속을 정신없이 뛰느라 미처 못 피하고 부딪혔을 때 휘청거린 비석 등.

딸과 어머니의 격렬한 세대갈등과 화해, 상호이해, 성장을 그린 작품. 양측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서사를 잘 쌓아놓았기 때문에 화해 장면이 무척이나 뭉클하게 느껴졌다.
‘메리다와 마법의 숲’이 메리다 공주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엘리노어 왕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점이 아주 좋았다. 엘리노어 또한 내면과 외면 다 ‘용감한’ 사람이었다. (엘리노어의 목소리 연기는 엠마 톰슨이 맡았다.)

메리다 “완전히 변하셨네.”
엘리노어 “그래, 아가야. 우리 둘 다 변했지.”
(우리말 더빙판 번역. 번역가는 민숙원이라고 나온다.)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메리다네 젊은 왕국에 장차 생길 전설이 메리다와 곰 엘리노어일 것을 생각하면 아주 짜릿하기까지 하다. 메리다가 작중에서 가장 멋있게 무용을 떨치는 장면은 (곰에게 각별한 복수심을 품은) 아버지로부터 어머니를 구하려고 하는 때이다. 곰 모르두를 죽이는 자는 곰 엘리노어이다.

그리고 이번에 넷플릭스🔗로 보고 처음 알게 된 것인데, 쿠키 영상이 하나 있었다. (마녀할머니네 까마귀가 메리다네 성으로 배달 와서 문지기한테 수령확인 싸인해달라고 재촉하는 장면.) (용접 마스크나 부재중 메시지도 그렇고, 제작진이 마녀할머니라는 전통적인 캐릭터에 현대적인 아이템을 발라놓아서 퍽 재미있게 만들었다.)

감독 중 한 명인 브렌다 채프먼의 차기작은 ‘Come Away’🔗라고 한다.


본 리뷰에 인용된 이미지 및 텍스트 등에 대한 모든 권리는 해당 저작권자가 소유하고 있음을 알립니다. DISNEY와 PIXAR의 애니메이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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