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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카운턴트 (the accountant, 2016)
주인공이 세계관 최강자인 액션 영화를 보고 싶을 때 보면 딱이다.
재무부에 쫓기고 위험한 조직에 쫓기는 것 같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부정할 수 없는 문무겸비 세계관 최강자임을 알 수 있다.
딜레마를 부르지만 정의의 편이기까지 하다.

흥미로운 설정도 왕창 몰아가지고 있다.
천재 회계사. (이유가 있긴 하지만, 서민에게도 공평하게 유능함을 발휘해준다.)
전직 군인.
고기능 자폐증 환자. “I have a high-functioning form of autism...”
육군 장교였던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동생과 함께 여러 가지 교육을 받았던 과거.
프랜시스라는 회계사를 만나 검은돈을 벌 방법을 배우고 두 번째 아버지처럼 따랐던 듯한 과거.
가족에 대한 애착.
동생.

개인적으론 벤 애플렉보다는 좀 호감상인 배우가 주인공 역할을 맡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똑똑한 머리와 거대한 덩치, 무뚝뚝한 표정이라는 이미지가 딱 안성맞춤임을 부정할 수 없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ハウルの動く城, Howl's Moving Castle, 2004)
STUDIO GHIBLI 애니메이션
넷플릭스🔗가 거액을 지불하여 지브리를 스트리밍의 세계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고 한창 화제가 되었을 때도 별 관심이 안 갔었으나…… ‘잠깐, 하울 영어 더빙을 크리스찬 베일이 했다고 하지 않았나?!’ 하고 떠올라서 오래간만에 보았다.

1. 하울의 첫 대사
“There you are sweetheart, sorry I'm late. I was looking everywhere for you. やあ ごめんごめん 探したよ 야 미안 미안 여깄었구나”
크리스찬 베일이 하울 그 자체로 보일 줄이야. 굉장히 멋있고 진중하며 수상해 보인다.
내용을 알고 나서 다시 보면, 영어판의 대사는 유독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하울과 소피가 서로에게 전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2. 다시 봐도 소피의 멘탈은 대단하다. “걱정 말아요, 할머니. 아직 건강해보이고 옷도 잘 어울리니까”

3. 하울이 머리색 때문에 절망에 빠지는 장면은 45:50 즈음부터.
이런 크리스찬 베일, 낯설어….
사실 자기는 지독한 겁쟁이라고 고백하는 장면은 50:15 즈음부터.
크리스찬 베일의 하울은 소피더러 자기 대신 마담 설리먼한테 다녀오라고 말할 때조차 쓸데없이 멋있다ㅋㅋㅋ




딥 블루 씨 (Deep Blue Sea, 1999)
넷플릭스🔗에 올라왔길래 오래간만에 한 번 보았다.
인체가 토막 나는 장면이 아주 많이 나오는 상어 영화. 제작진이 얼마나 잔인하게 연출해볼까 깊이 궁리한 끝의 결과물로 보인다.

1. 추억의 집드라이브가 나온다.
2. (MCU의 셀빅 박사 역으로 유명한) 스텔란 스카스가드가 나온다. 아휴, 젊으셔라. 상어의 직접적인 공격에 의한 첫 번째 피해자 역할.



#살아있다 (2020)
6월 개봉작인데 벌써 넷플릭스🔗에 올라오다니~?! 하고 얼른 보았는데, 음, 이런.
인구가 밀집된 아파트에서 이웃들이 모조리 좀비가 돼버려 오도가도 못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의 고독과 공포를 그린 좀비 영화

남자주인공이 보름 만에 멘탈 터질 정도로 정신력 약한 ‘바보’로 나온다. 게임으로 닉네임이 알려진 인물인 듯한 설정으로 보여서 이를 활용한 활약이 나올 줄 알았지만, 그런 것은 없었다. 파밍 한 번 해볼까하고 나갔다가 혼비백산해서 돌아올 뿐. 입만 산 게이머는 실제 상황에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묘사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런데 어쨌거나 저쨌거나 무언가의 묘사가 부족하다.
여자주인공은 무전기와 밧줄을 쓸 줄 안다. 집 안에 약간의 장치도 만들어놓았다. 도끼로 좀비도 찍을 줄 안다. 그러나 아파트 안팎으로 좀비가 빽빽하게 밀집한 환경이라는 설정이어서 결국 역부족….

편집이 이상하다. 배우와 함께 카메라가 달려야할 상황에서 너무 당당하게도 뚝 끊어서 간다. (안 본 지 오래되긴 했지만) 예능 《런닝맨》의 카메라가 훨씬 더 박진감 넘치게 움직이지 않을까.
각본이 이상하다. 작가의 치열한 계산이 안 보인다. 등장인물들이 아무 생각 없이 되는대로 행동한다. 굳이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큰 돈 들여 영화로 만들 필요가 있는가?
제목도 이상하다. 딱히 소셜 미디어의 활약상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 결말부에 CG로 조금 붙여놓았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어땠는지야 전혀 모르지만, 왠지 제작사에서 뒤늦게 급턴해서 만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제작진은 왜 119대원 좀비를 만들었을까? 멋있게만 묘사해도 아쉽고 모자란 직업군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끔찍한 공포의 대상으로 119대원 좀비를 만들었을까???


써로게이트 (Surrogates, 2009)
넷플릭스🔗에서 9월 말일까지만 스트리밍한다고 해서 오래간만에 보았다.
여전히 참 재미있는 SF 영화였다.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이 본인의 성별, 인종과 무관하게 젊고 아름다우며 신체기능이 강화돼있는 써로게이트를 실생활에 이용하고 있는 세계. (인간 육체를 ‘고깃덩이’라고 부르는 멸칭도 존재할 정도.)
원래라면 써로게이트(로봇)가 죽어도 운영자(본인의 써로게이트를 조종하는 인간)는 절대 죽지 않지만, 마치 EMP 무기 같은 어떤 무기 때문에 써로게이트에 연결돼있는 실제 인간까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이런저런 상상에 빠지게 만드는 세계관이 매력적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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