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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맘스 (Bad Moms, 2016)

일을 너무 많이 하는 엄마들의 피로, 폭발, 반란과 일탈을 그린 코미디 영화. Icona Pop - I Love It (feat. Charli XCX)🔗 
좋은 엄마, 나쁜 엄마란 무엇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도 있음. 엄마는 ‘엄마’라는 종족이 아니라 한 명의 사람이라는 생각이 재삼 들게 됨.

여성 영화 + 가볍게 볼 수 있는 코미디 영화의 조합을 찾는다면 추천.

그런데 청불임.
청불인 이유.
1. 주인공 남편의 인터넷 불륜 상대인 여자가 헤어 누드로 등장. (진짜 깜짝 놀람.)
2. 유부녀 세 명이 별별 대화를 잔뜩 나눔. 개그라고 치기는 하는데, 대사의 선정성이 매우 높음. 칼라(캐서린 한 扮)가 특히 입이 험함.
3. 엑스트라가 자동차 뒤에서 소변 보는 장면 있음. (여성 코미디 영화에는 왜 이렇게 화장실 개그가 자주 나오는 걸까.)
4. 필로우 토크 있는 ㅂㄷ씬 나옴.

여성 영화라서 그런지, 남자 캐릭터가 ‘누가 봐도 나쁜 남편’과 ‘누가 봐도 핫하고 내 고초를 이해해주며 말도 예쁘게 해주는 남자’로 딱 나뉘어 등장하는 것이 인상적임. 그리고 어디까지나 조연임.
역할이 반전돼있다는 것.

에이미 “엄마, 아빠가 네 응석을 받아 줘서 네가 남들보다 잘난 줄 아는데 그게 아니거든. 지금 노력하는 법을 안 배우면 넌 전형적인 백인 특권남으로 자라서 이유 없이 자기가 잘난 줄 알겠지. 그러고는 끔찍한 스카 밴드를 결성하고 여자를 함부로 대하고 멋지게 보이려고 웃긴 콧수염을 기를 테지만 전혀 멋지지 않겠지. 난 그런 꼴 못 보니까 제발... 제발 숙제 좀 해라” 
이런 말을 두 아이 엄마인 주인공이 자기 숙제를 대신 안 해놓았다며 짜증 내는 어린 아들에게 하는 장면도 있음ㅋㅋㅋ (대사가 길다 보니까 괜히 더 웃김.)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 스크롤이 올라오기 전에 배우들의 어머니와 인터뷰하는 보너스 영상이 나옴. 우당탕탕 ‘엄마 노릇’했던 경험담을 들려주는데, 감동적임.



그레이 맨 (The Gray Man, 2022)

피츠 “삶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면 의지 간의 싸움이라더군. 너에 비하면 식스의 의지는 초륜한 수준이지”
핸슨 “초륜 같은 소리 하네. 쉬운 말 두고”


루소 형제가 감독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 스파이 스릴러.
제작비 2억 달러. (『레드 노티스』와 함께 가장 많은 예산이 들어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영화 『그레이 맨』 포스터 ⓒ 2022 Netflix


라이언 고슬링이 CIA 미승인 작전용 암살자를 연기했고, 크리스 에반스가 프리랜서 소시오패스 빌런을 연기했다.

라이언 고슬링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것.
능력 있고 의리 있는 암살자로 나온다. (유독 날붙이에 많이 찔려서 불쌍하기는 하지만, 남자주인공 혹은 좋아하는 배우가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을 봐야 하는 관객 · 팬층은 의외로 두터운 법이니….)

킬링타임용으로 퍽 괜찮은 액션 영화.
초반부터 주인공(시에라 식스)이 타깃을 쫓아가서 무심 시크하게 무기를 무효화시키는 장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돈 퍼부은 액션 장면이 많이 나온다. (체코가 영화 찍기 굉장히 좋은 촬영지라고 하더니, 대규모 액션 장면이 길게 여러 번 나오니, 실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미란다와 수잔이 병풍 같은 캐릭터일까봐 걱정했는데, 그렇지는 않길래 가슴을 쓸어내렸다.)

영화의 시나리오는 딱히 특이하지 않으며 대체로 클리셰를 따르고 있기에 쓸데없는 스트레스를 안겨주지 않는다.



트롤의 습격 (Troll, 2022)

“옛날 옛적에 트롤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트롤 열셋은 술에 취해 시간 가는 줄 몰랐죠. 그러다 태양이 떠올랐고 햇빛이 트롤들을 돌로 만들었습니다”
“흙과 바위로 빚은 몸, 눈이 덮인 심장, 얼음 같은 뼈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괴물 영화.

트롤의 등장이 빠르다. 영화 시작 7분경. 영상으로 모습을 포착하는 건 15분경. 주인공 일행이 다 함께 코앞에서 목격하는 건 34분경.
총 러닝타임이 101분밖에 안 돼서 가뿐하게 볼 수 있는 영화.

『킹콩』이나 『고질라』 같은 영화를 노르웨이에서 만들면 “트롤”이 되는구나! 
노르웨이 영화라길래 낯설까 걱정했으나, 영화 초반부터 자기 할 일 하던 주인공을 국가 안보 문제라며 헬기로 데려가는 장면이 나오길래 익숙한 할리우드 영화의 클리셰를 따라가는구나 싶어서 웃으며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뒤이어 통상의 군사 작전=인간의 화력 공세는 괴물(트롤)에게 안 통한다는 클리셰 등등도 속속 등장.

괴물 영화 클리셰가 잔뜩 나오지만, 노르웨이 배경에 트롤이라는 소재 때문에 신선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인간(철도 건설 발파 작업)과 트롤(흙과 바위)의 대비.
새로운 종교(기독교)가 토속신앙과 문화를 변질시킨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함을 묘사.
인간의 역사와 패권 다툼, 인간이 하는 짓들은 실로 잔인하다는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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