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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크리처 시즌 1 (2023~2024)
넷플릭스🔗 드라마. 시즌 1개. 10화.
‘경성’에 관심은 없지만, 유튜브 채널십오야에서 홍보하는 걸 우연찮게 보고 흥미가 생겼다.
별생각 없이 크리처 스릴러 드라마를 기대하고 틀었다.
그런데 생체실험 · 마루타라는 소재를 깊이 다루고 있었기 때문에 무척 마음이 무거웠다. 게다가 크리처의 정체가 {스포일러}인 관계로 결코 가볍게 즐길 수 없었기에 아쉬웠다.
1945년 봄이 시대적 배경이므로 신파적인 연출 · 가슴 아픈 장면이 연거푸 나온다. 그런데 눈물은 안 나온다. 《경성크리처》를 다 보고 다른 작품(게임플레이영상)을 보다가 눈물 솟은 적이 있으므로 내 메마른 감성 때문은 아닐 것이다.
한국인 배우들이 긴 일본어 대사로 연기한다.
조선말을 전혀 모르는 인물이라는 설정 때문에 한국인 배우들끼리 일본어로 대화하는 장면도 나온다. (예 : 5화 윤채옥과 가토 중좌의 대화.)
뚜렷하게 독립운동한다는 정체성을 가진 등장인물 중에서 매력적인 인물이 없다. 오히려 동료의 이름을 자백한다든지(권준택) 주인공의 발목을 잡는다든지(이인혁) 주인공을 못 믿는다든지(희도) 대책 없이 행동하다가 주인공 탓을 한다든지(이인혁) 한다.
주인공 장태상은 끝(시즌 1의 마지막화인 10화)까지 애국단과 선을 긋는다.
제작진은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도의를 지키지 못하게 만드는 시대가 문제라고 강조하고 싶었던 듯하다.
아니면, 입체적인 등장인물을 만들고 싶었던 것일까?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실패한 것 같다.
명자라는 등장인물도 그렇다. 몹시 어려운 시절을 나름대로 살아가려고 애쓴, 해맑고 평범한, 젊은 여성이라고 생각하려 해봐도 감정이 움직이지 않는다. 애초에 일본인 경무관의 애첩이라는 설정부터가 장벽이다…. 8화에서 얼굴을 일본의 ‘입 찢어진 여자’처럼 피칠해버리는 것도 이상하다. 그래놓고 끝끝내 불쌍해 보이게 연출하려고 노력한 연유를 모르겠다.
제작진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시즌 1의 마지막화인 10화 강 스포일러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10화 Tear : 마에다는 채옥을 납치해 옹성병원의 가토에게 보낸다.
범오는 금옥당 멤버에게 채옥이 잡혀간 데를 알려준다. (아니, 9화에서 갑평이 죄책감에 비장하게 나섰던 게 무색해지는 대본과 연출 같은데?)
태상은 금옥당을 나월댁에게 맡기고 애국단에게서 다이너마이트 폭탄을 건네받는다.
폭탄이 터진 충격으로 지하감옥에서 올라올 수 있게 된 세이싱은 일본군을 죽이기 시작한다. 난리를 틈타 태상은 옹성병원에 잠입한다.
사치모토는 해부도감도를 정리하다가 중원이 아내인 세이싱(최성심, 세이싱은 성심을 일본식으로 읽은 발음)을 찾아 제 발로 옹성병원에 들어왔다는 소식을 듣는다.
태상은 잠입 중에 우연히 중원을 만나 채옥의 소식을 알리고 상하이로 가라며 배편 표를 건넨다. 하지만 중원은 태상이 가지고 온 다이너마이트 폭탄에 시선을 보내고 뒤는 자기가 맡겠으니 채옥과 함께 미래를 살아가라고 부탁한다.
가토는 세이싱의 폭주에 놀라 나진을 챙겨서 도망치다가(나진이 든 병을 깨먹었지만 최소 1병은 무사했던 듯) 명자의 배가 아프다며 호소하는 목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춘다.
중원은 폭탄을 설치하고 노래를 불러 세이싱을 유인한다. 채옥이 만들어준 목걸이로 세이싱의 시선을 붙잡고 장엄하게 폭사………하지만, 사실 세이싱은 여기에서 죽지 않았다;;; (대본과 연출이 안 맞아서 조금 삐걱거리는 느낌이 든다. 그럴 거면 차라리 처음부터 중원에게 옹성병원을 무너뜨리는 영웅 역할을 부여하지….)
태상은 부모님에게 달려가고자 하는 채옥에게 중원의 뜻을 전하고 오열하는 채옥을 달랜다.
사치모토는 태상과 채옥이 병동에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신이 방관자였다며 사과한다. 채옥은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표정이다. (이런 부분은 확실히 일본 드라마 · 영화와 다르긴 다르다.)
태상과 채옥은 배를 타러 인천으로 가고자 한다.
범오는 금옥당에서 태상에게로 보내는 도피자금전달 심부름을 자청한다. 범오는 경무국(?)의 미행을 따돌리지만, 마에다 쪽 사람들은 속지 않고 쫓아온다.
마에다는 태상과 범오를 이간질하고 태상의 결심을 재확인한 뒤에 여기에서 죽어달라며 수하들을 남긴 채 자리를 뜬다.
태상과 채옥이 마에다 쪽 괴한(청각 장애인용 한국어 자막에 [괴한의 기합] 등으로 나온다.)들과 싸우다 밀리기 시작하자, 세이싱이 나타나서 괴한들을 모조리 쓰러뜨린다.
채옥을 데리고 자리를 피하다 부상 때문에 쓰러져서 채옥을 덮친 모양새가 된 태상도 세이싱의 공격을 받는다. 하지만 채옥은 태상에게 달려드는 세이싱의 촉수를 대신 맞고는 어머니도 괴로울 테니 그만하라, 이 사람은 내가 연모하는 사람이다 하고 울먹인다.
채옥은 태상의 눈앞에서 숨을 거둔다. 태상은 오열하고 세이싱은 포효한다. (배우들은 열연하는데 하나도 슬프지 않아서 신기한 장면.)
한편, 가토는 명자의 아기를 안고 있다. 왠지 제대로 출산을 도운 게 아니라, 명자의 배를 칼로 가른 것 아닐까 생각되는 현장이다. 아기의 얼굴 피부 아래로 나진이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
준택은 영결식에서 마에다에게 태상이 보내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안녕히 잘 가시오さようなら”
대형 조화의 이름들을 보고 심상찮은 분위기를 감지한 마에다는 급하게 자리를 뜨지만, 곧 다이너마이트 폭탄이 터진다.
태상은 장 동지, 구국의 영웅, 투사라는 호칭을 거부하고 금옥당의 대주 장태상이라고 이름을 댄다. 본정 거리의 일상은 회복되었다.
8·15광복 후, 가토는 마에다를 찾아가 옹성병원이 문을 닫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한다. 그리고 교토에 돌아갈지, 계속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갈지 정하라고 말한다.
가토가 방에서 나간 뒤 마에다는 물이 담긴 찻잔을 내려다본다. 아마도 나진이 든 물일 것이다.
뜬금없이 채옥과 세이싱이 물속으로 첨벙 빠지는 장면이 나온다.
성심은 채옥을 걱정스럽게 어루만지고, 이윽고 세이싱의 몸에서 빠져나온 나진이 채옥의 입으로 들어간다. 세이싱은 죽은 듯이 물속 아래로 가라앉아버리고 채옥이 눈을 번쩍 뜬다.
(편집이 너무 이상하다.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금옥당의 대주씩이나 되는 장태상이 아무리 수배자라도 사랑하는 여자를 강이나 바다에 대충 내던진 건 아닐 테고… 세이싱이 채옥을 데리고 가버리기라도 했던 걸까??? 사람이 이미 죽었어도 나진이 들어가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걸까??? 아니, 갑자기 분위기 《킹덤》?!?!?!)
시간은 흘러 흘러 현대가 된 것 같다. TV에 코로나19와 나로호 발사 등의 뉴스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뒷목에 세로로 길쭉한 상처 자국이 보이는 호재(박서준 扮)라는 남자가 창밖으로 남산타워를 잠깐 바라보고는 이름을 불려서 뒤돌아 나오는 것으로 드라마가 끝난다. (네???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 찰 뿐. 가토는요? 마에다는요? 일제강점기를 다뤄놓고 인과응보, 권선징악 없어요??? 갑자기 호재가 누구예요? 채옥은요?)
9화까지 나쁘지는 않은데 유독 10화가 시즌 2를 광고하느라 바빠 보이는 대놓고 엉성한 짜임새라 무척 아쉽다. 오늘의 나는 이런 마지막화를 보면 기운이 좀 많이 빠진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야 알았는데, 시즌 1 공개 전부터 시즌 2가 확정된 드라마였다고 한다. 아아아….
시즌 1을 시즌 1개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유행이 오는 날은 없을까. 넷플릭스는 모든 드라마를 리미티드 시리즈로 만들어줘라! 만들어줘라!
살인자ㅇ난감 (2024)
넷플릭스🔗 드라마. 시즌 1개. 8화.
이야기가 자극적이고 흥미진진하다. 1화를 틀면 마지막화인 8화까지 쭉 봐야 한다.
연출이 재미있는 장면이 꽤 있다.
개(犬, 렉스)가 죽을 듯 안 죽을 듯 안 죽는다. 인간들의 사정이 어떻든 저떻든 개는 시종일관 즐거워 보여서 어이없고 귀엽다.
등장인물들이 입체적이다. 주인공의 캐릭터도 소심하고 비양심적이며 우발적 살인까지 저지르는 비호감형으로 시작한다.
청불.
수위 높은 ㅂㄷ씬이 나온다. (하, 왜….)
쓰레기를 살인한다는 내용이다 보니, 불편한 소재를 많이 다룬다. 인간이 싫어지는 인간들이 대거 등장한다.
“배트맨과 로빈”을 사랑하는 사람은 이 드라마의 노빈이라는 등장인물이 무척 싫을 수도 있겠다.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건지, 아예 6화에서 장난감 형사가 노빈에게 “씹덕후 새끼”라고 말하는 장면도 나온다.
주연 여성 캐릭터가 없다. 멋진 여성 캐릭터도 없다. 시청자더러 불행이나 무지, 허영을 구경하거나 비난하라는 듯한 용도의 여성 캐릭터밖에 안 나온다. 이럴 거면 차라리 《수리남》처럼 거의 남자들끼리만 지지고 볶는 내용이 낫겠다 생각될 정도로 여성 캐릭터를 구태의연하게 활용한다.
이탕
주인공. 최우식 扮.
죽어 마땅한 사람을 고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희한하게도 살인의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 본인이 의도하지 않아도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상황이 알아서 증거를 없애버린다. 마치 어떤 초월적인 존재의 개입이 있는 것처럼 보일 지경;;;
노빈의 말에 따르면 자신이 이탕의 사이드킥인 것조차 이탕의 능력이라고 한다.
하지만 《살인자ㅇ난감》은 초능력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다. 판단은 시청자에게 넘기고 영리하게 도망간다. 재미있다.
시즌 1의 마지막화인 8화 강 스포일러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 강 스포일러 주의 !!!
8화
노빈은 이탕, 송촌과 함께 셋이 얽혀 몸싸움을 벌이다가 총에 맞아 사망한다.
이탕이 울면서 송촌에게 왜 나타났냐고 묻자, 송촌은 이탕에게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건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한다. 자신과 얼마나 다르냐고. (송촌은 쾌락형 연쇄살인범으로 보인다.)
송촌은 장난감에게 장난감 어머니의 불륜 대상이 전 형사과장이었다는 것, 장난감의 아버지 장갑수 형사가 필로폰을 빼돌리고 조선족 식당 아주머니를 속여서 이용해 중국에 유통시켰던 비리 경찰이었다는 것, 송촌 형사를 폭행했고 오로지 ‘살인자 아들’로만 봤으며 승진을 막아왔다는 것 등을 알려준다. (마치 장갑수가 송촌을 ‘살인자 아들’로만 봤기에 송촌이 정말로 ‘살인자’가 돼버린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이탕은 살인을 해본 적 있는 자기가 송촌을 마무리하겠다고 나선다. 하지만 송촌은 순순히 당하기는커녕 확신이 없다면 이탕도 죽어야 한다며 칼을 내려찍는다. 그러나 칼이 닿기 전에 장난감은 망설임 없이 송촌에게 총을 쏘고 확인사살까지 끝낸다.
렉스는 (7화에서 훈련 봉사자인 듯한 여자를 공격한 일로) 안락사당하나 했지만, 장난감에게 입양된 모양.
장난감은 아버지 장례식에서 전 형사과장에게 다 안다는 눈빛을 보낸다.
안용재 형사는 뇌수술까지 끝내고 무사히 살아남아서 장난감의 병문안을 받는다.
경찰은 연쇄살인의 범인과 공범을 송촌과 노빈으로 발표한다.
노빈은 사건을 마무리하기 위해 범인이 되겠다고 미리미리 준비해왔기 때문에(창고의 무기, 모든 사건에 대한 정보, 치아 배열 수술) 죽은 뒤에도 자기 나름의 정의를 얻고 이탕을 보호한다.
이탕은 자신이 저지른 일을 마무리 짓겠다며 장난감 형사의 총으로 죽으려고 방아쇠까지 당겼지만, 남은 총알이 없었기에 살아남았다. (방아쇠를 당길 때와 당긴 직후의 최우식 배우 연기가 무척 인상적이다.)
장난감 “이것도 네가 운이 좋았던 거야? 이탕. 너도 네가 진짜 다르다고 생각해? 겨우 이런 걸로?
네가 알아서 해.
저 새끼(노빈)가 원했던 대로 도망을 가든 자수를 하든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봐.
근데... 너는 분명히 잡힌다. 내가 아니더라도”
공장의 불은 이탕이 지른 게 아니라 스파크 때문에 발생했던 것이고, 노빈의 시신도 이탕이 남기려고 남긴 게 아니라 화재로 천장이 무너져내려 빼내 올 수 없었던 것.
박충진(소주병에 찔려 은퇴한 사람)은 가족과 해외여행 중에 이탕을 우연히 목격하지만, 별일 없이 보낸다. (박충진이 아내에게 “지 애비 복수한다고 형사 때리치아 뿌고”라는 말을 한 것을 보면 장난감도 형사를 관둔 모양이다.)
(농담으로 하는 소리지만, 현봉식 배우를 넷플릭스 배우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내가 한국 드라마를 잘 안 보다 보니까 공중파 · 케이블에서보다 넷플릭스에서 훨씬 더 자주 봤다.)
이탕은 필리핀에서 불법체류, 여권 위조로 잡힌다. 그리고 그제야 자신에게 범죄혐의가 걸리지 않았음을 알게 된다. 이탕을 엮을만한 증거가 없었던 데다 장난감이 이탕에 대해서 증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된 것.
이탕은 한국으로 돌아온다.
어느 날, 장난감은 렉스와 함께 산책을 하다가 3년 전 유괴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사망했다는 뉴스를 보게 된다. 이탕이 다시 활동을 시작한 듯하다.
시즌 1으로 끝나면 좋고, 시즌 2가 나와도 괜찮을 결말이라서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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