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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에서 “베리드” 보고 울화통 터짐.
어떤 영화인지 사전지식이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알고 봤음에도…… 엔딩에서 정말…. 넉 다운. 감독은 엔딩 한 방으로 내게 빅엿을 세 개나 처먹여주었다. 으오옥.

1. 주인공이 # $ 알았냐?! 하고 시니컬하게 관객을 조롱하는 감독.
2. 그렇다면 그놈들은 $% 위치만 알려주고 호롤롤로 도망갔단 말인가.
3. 실은 #$ %&*(도 !@# 말인가!!!!!!?

아오오오옥――――――!!!
열불 나!!! 괜히 봤어! 이런 시니컬한 영화를 다 봤나!!! 이렇게 뒷맛 더러운 영화는 처음이야!

베리드 (2010, 95분)
주연 : 라이언 레이놀즈 (블레이드 3, 저스트 프렌드, 그린랜턴)

주인공은 이라크에서 일하는 미국인 트럭 운전사.
눈을 떠보니 어두컴컴한 나무 관속에 웬 스마트폰과 함께 생매장당한 상태.
그리하여 주인공은 닥치는 대로 가족, 지인, 회사, 국방부 등에 전화를 걸고 납치범의 금전요구에 대응하며 어떻게든 살기 위해 애를 쓴다는 스토리.

이런 시나리오라면
생매장당한 주인공의 과거는 이러이러했으며, 바깥에서는 이러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연출이 블록버스터하게 오가야 할 것 같지만

이 영화는 Only 나무 관속만 비추어준다. 처음부터 끝까지.
목소리로는 이런저런 사람들이 나오지만, 화면으로는 오직 어딘가 알 수 없는 땅속에 생매장당한 주인공만 나온다. 다시 말해, 라이언 레이놀즈의 1인극이다.

화면이 주는 폐쇄감은 생각보다 덜하지만, 이야기의 압박이 너무 심하고 이런 이야길 만들어낸 감독이 역겹게 느껴진다. 뭘 그렇게 세상에 가운데손가락을 날리고 싶었는지.

주인공은 일과 가정, 인간관계… 뭐 하나 제대로 이루어내지 못한 인생의 패배자이다. (여러 전화통화나 유서녹음 등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복도 못 받았단 느낌이고, 운도 지지리 없다. 성격도 아마 찌질한 것 같다. 흔히 볼 수 있는 소시민이라는 느낌이고, 영화를 지켜보고 있는 ‘나’의 거울 같은 존재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그런 주인공은 가차 없이 세상에 박살나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대화를 떠올리면
다시금 화가 치솟는다……. 진심으로 혈압 오르는 기분. 뒷목 잡고 싶어진다.

- 정말 미안해요.
- 그래요, 그렇게 됐군요.
- 정말 미안해요.

이런 대사 가지고 이렇게 화딱지 나기도 쉽지 않지! 아오오오옥, 다시 떠올려도 미치겠다!!!



개인적으로는 절대 추천 안 함.

이런 소재로 덜 냉소적인 이야기를 보고 싶은 사람에게는 ‘드라마 CSI 시즌 5’ 마지막 에피소드인 닉 생매장 이야기를 권한다. 그쪽은 드라마임에도 블록버스터하기까지 하다. (정작 난 그 에피소드 보고 충격 먹어서 쿠엔틴 타란티노를 기피하게 되었지만)

사회비판물, 독특한 영화, 실험적인 영화, 1인극 좋아하는 사람 및
충격을 받더라도 영화의 완성도가 높으면 신경질 내면서도 two thumbs up 날릴 수 있는 사람에게는 강력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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