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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adne의_실타래

[영화] 헌트 外

단련 2021. 6. 30. 06:00

허쉬 (Hush, 2016)
Blumhouse의 공포 스릴러 영화.

외딴 곳에 사는 청각장애인 작가(여자)가 어느 밤에 난데없이 나타난 연쇄살인범(남자)에게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내용.
주인공 매디 영은 결말을 여러 가지로 생각할 수 있는 ‘작가 뇌writer brain’를 가동해서 살인범이 생각할 수 없는 결말―살인범을 죽인다를 실행하기로 하고 맞서 싸운다.

가녀리고 장애를 가진 여자가 이미 친구를 죽였고 석궁도 가지고 있는 남자를 해치우는 데 성공한다는 결말이라서 마음에 든다. 미국이 배경이므로 과잉방어 논란을 생각 안 해도 되고.

영화 시작한지 30분 정도 지나면 살인범이 가면을 벗고 얼굴을 보여주는데, 배우의 얼굴이 동글동글 통통한 귀염상이라서(John Gallagher Jr.🔗) 약간 김새는 면이 없잖아있다.

마이크 플래너건(감독, 공동각본)과 케이트 시겔(주인공 배우, 공동각본)은 부부라고 한다.
마이크 플래너건은 《위자: 저주의 시작》, 《제럴드의 게임》, 《힐 하우스의 유령》, 《닥터 슬립》, 《블라이 저택의 유령》 등을 만들었다. (《제럴드의 게임🔗》에서 작가 뇌를 가동하는 장면이 더욱 맛깔나게 연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케이트 시겔은 《힐 하우스의 유령》에서 테오 역, 《블라이 저택의 유령》에서 비올라 역을 맡았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12피트 (12 Feet Deep, 2017)
MAR VISTA ENTERTAINMENT의 영화. (아마도 스트리밍 · 블루레이 직행 영화인 듯.)
IMDb에는 공포 스릴러라고 돼있지만, 그보다는 생존 영화, 가족 치료 영화에 더 가깝지 않은가 한다.

폐관시간이 다 된 공립 수영장. 브리와 조나는 배수구에 박힌 반지를 꺼내기 위해서 잠수했다가 사람들을 다 내보냈다고 생각한 관리인이 유리섬유로 된 수영장덮개를 가동하고 곧장 퇴근해버리는 바람에 꼼짝없이 갇히게 된다.
두 사람은 자동 소등, 브리의 당뇨, 수영장 비정규직의 협박, 조나의 자살충동 때문에 고비를 겪지만, 삶에 대한 고백과 반성을 통해서 가족애를 회복하고 생존하는 데 성공한다.

두 배우는 반대하겠지만, ‘한정된 공간 안에서 주로 대화로써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영화’의 카테고리에 넣어도 될 듯하다.
각본과 연출이 많이 심심한 편으로 심장이 쫄깃해질만한 장면이랄 게 거의 없다. 물 공포증이나 실내수영장 공포증이 있지 않은 이상에야…. 하지만 그런 사람들은 이 영화를 아예 쳐다보지도 않을 것 아닌가. ……무엇을 노린 영화인가. 역시 이 영화의 장르는 가족 치료 영화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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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스포일러 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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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 - 언니. 반지가 소중했던 이유는 남친 데이비드가 준 약혼반지였기 때문. 팔의 화상자국은 불이 났을 때 아빠와 관련해서 입은 것. 클라라의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경향이 있어서 휴대폰 비밀번호, 카드 비밀번호, 약혼반지를 모조리 넘겨준다.

조나 - 동생. 퍼펙트한 언니를 질투하고 언니의 남친인 데이비드를 마음에 안 들어해서 가방에 들어있던 반지를 수영장에 던졌다는 것 같다. 아빠가 저지른 짓 때문에 재활원에 들어간 적이 있었던 듯. 클라라의 농간에 분노해서 귀를 찔러버린다. 언니가 아빠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고백하고 의식을 잃다시피 한 뒤로는 힘을 내서 배수구 강판을 뜯어내고 수영장덮개를 부수는 데 성공한다.
IMDb에 의하면 Jonna라는 이름은 구약성서에서 하느님의 명령을 듣지 않고 도망쳤다가 고래 뱃속에 사흘간 갇혀있었던 요나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클라라 - 다이앤 파 扮. 익숙한 얼굴이라고 생각했더니만 미드 《넘버스》에서 보았었던 모양이다! 캐릭터가 영화에서 좀 어영부영 애매모호하게 구는 편인데, 배우가 연기로 납득시켜버린다.
악역. 9개월 전에 출소해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었다. 브리에게 은행 카드 비밀번호를 내놓으라고 온수까지 꺼가면서 협박한다. 두 자매를 심리적으로 가지고 놀다가 조나에게 귀를 찔린 뒤에는 정화기를 가동해가면서 협박한다. 중후반부에 덮개를 열어주려고 하지만 비밀번호 오류로 가동되지 않자, (아마도 클라라를 믿지 못한 관리인이 번호를 바꾸지 않았을까?) 또다시 감옥에 갈 수는 없다며 두 사람을 내버려두고 가버린다. 다시 돌아와서는 조나에게 투지가 있어 탈출할 줄 알았다며 총을 쏘려다가 자신에겐 언니밖에 남지 않았다는 조나의 말을 듣고는 총을 내린다. 브리의 약혼반지도 돌려주고 간다. 조나는 클라라를 그냥 보내준다. 조나의 마지막 대사 “내가 괴물을 죽였어”는 마음의 치유를 말하는 걸까, 클라라를 신고할 것이라는 다짐을 말하는 걸까?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다.



헌트 (The Hunt, 2020)
Blumhouse Productions, UNIVERSAL STUDIOS의 공포 스릴러 영화.
이야기도 흥미롭고 만듦새도 괜찮으며 액션장면도 볼만하지만, 흥행 실패. 왜냐하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반드시 스포일러를 피하고 보아야 할 영화.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는지 좀처럼 예상 안 되는 재미가 있다.
주인공과 최종보스 둘 다 무력이 뛰어나고 머리까지 똑똑한 여자 캐릭터.
초반부터 아주 고어한 장면들을 냉소적으로 보여주므로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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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스포일러 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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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보면, 어느 순간부터 피해자들이 하나도 안 불쌍해보인다는, 희한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이 모호해진다.
주요인물 중 편들어주고 싶은 등장인물은 단 한 사람도 안 나온다. 심지어 주인공(스노볼, 크리스털 크리시)조차 비호감상.
제작진이 트럼프 정부를 겪는 동안에 좌익과 우익 양쪽으로 어지간히도 시달렸나보다 싶어질 정도로 모두까기가 작렬한다.

“알고나 있어, 머저리. 기후 변화는 진짜야”


가해자들은 기후 변화, PC한 단어, 낙태 찬성, 젠더 감수성, 문화 도용, 남녀 동등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사람들이다. 제작진은 이걸 이용해 잔인하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죽음을 연출하기도 한다.

“아무리 그래도... 여자잖아요”
“이봐, 아가씨.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자비를 베풀어야 할까?”
“아니”


모르겠다.
나는 주인공(스노볼, 크리스털 크리시)이 거짓말을 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크리스털은 아테나가 죽기 직전까지 거짓말을 함으로써 신념(?)에 엿을 먹인 게 아닌가?
주인공은 가차 없이 상대방을 쳐부수는 캐릭터이므로 동명이인 이야기나 《동물 농장》 이야기를 전략적으로 꺼냈을 수도 있지 않을까? “모두 거짓말만 하니까요” 주인공도 그럴 수 있지.
안 그래도 자문을 상대할 때 살인과 고문에 도취해있다는 식의 묘사도 나왔었고.

진실은 무엇일까.
진실이 중요할까.
결국 “총을 든 동성애 혐오자 · 인종 차별주의자 · 편견 덩어리” 진영이 승리한 결말 아닌가 한다. (크리스털이 진실을 말했든 기만을 했든 아테나의 패배. 어쨌거나 저쨌거나 저택게이트를 실현시켜주겠다고 복수에 나선 시점에서 리버럴의 패배.)
공포 스릴러 영화이므로 제작진이 찝찝한 뒷맛을 유도한 것이겠거니.


넷플릭스🔗에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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