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영화 ‘스캐너 다클리’ 감상기에도 썼던 소리지만, 나는 필립 K. 딕을 상당히 꺼리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자극적이고 투박하며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나와 내가 아닌 것, 주인공이 그 경계선의 존재를 깨닫고는 우왕좌왕하는 것. 그리고 사실 그 경계선이란 것은 진즉에 무너져 있었다는 소재를 곧잘 다루는 듯하다. 주인공은 끔찍한 상황에 처하지만, 책 너머 독자―철저한 타자인 나에게는 돌아가는 꼴이 우스꽝스럽게 읽힐 뿐. 이런 감상은 책을 들고 있는 내게 곧바로 ‘불편함’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그 부메랑은 가슴이나 그런 델 치는 게 아니라, 꼭 뒤통수를 때리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일찍이 접해본 적 없는 상상력으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는 불쾌한 반전으로 단편을 급히 마무리하는 스타일. 배드엔..
남성패션지 “에스콰이어” 2011년 10월호 특별 별책부록 SF 단편선 ‘멀티버스’. 국내작가들의 SF단편소설 아홉 편을 수록한 오리지널 선집입니다. 여성지도 안 사는 제게 남성지를 사게 만들었던 아주 독특한 특별부록이었습니다. 이런 부록을 남성지에서 창간 16주년 기념으로 마련하다니요?! 지금 생각해도 참 유니크―――. 늘 60, 70년대 미국 SF만 끼고 살다가 우리네 정서가 깔려있는 현대소설들을 접해보니 편하게 읽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참 싱그러운 독서를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어슐러 K. 르 귄 소설들의 번역자로만 생각했던 이수현이라는 작가를 의식하게 되는 계기를 주기도 했습니다. 정세랑, 곽재식이라는 이름도 기억해둬야 할 것 같았습니다. 보통 이야기꾼이 아니다 하는 느낌이 확 오더라고요. 나..
· 미국에서 SF를 출판한 작가라면 누구나 가입하는 SFWA(미국과학소설작가협회)라는 조직이 있습니다. · SFWA는 1965년에 만들어졌으며, 66년부터 전년도 발표작 중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작품에 네뷸러 상(Nebula award)을 수여하기 시작했습니다. · 그리고 SFWA 설립 이전에 발표되어 네뷸러 상을 받지 못한 작품을 협회 소속 작가들이 직접 고르고 추려서 “SF 명예의 전당”이라고 하는 선집에 수록하기로 합니다. 말하자면, “SF 명예의 전당”은 SF에 도가 튼 여러 작가들이 자기가 읽어도 재미있는 작품, 세상에 끼친 영향력이 컸다고 생각하는 작품, 역사에 남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작품 등을 골라놓은 선집이라고 말해도 되겠지요. 그러니 이보다 더 좋은 SF소설 입문서가 없고, 이보다 더..
Fear is not real. Danger is very real, but fear is a choice. 애프터 어스 (After Earth) 감독 : M. 나이트 샤말란 (식스 센스, 언브레이커블, 싸인, 빌리지, 레이디 인 더 워터, 해프닝, 라스트 에어벤더) 주연 : 스미스 부자 (엔딩 스크롤 때 제이든 스미스가 맨 위에 올라갑니다) 장르 : SF, 액션, 행성 불시착, 조난, 얼사(URSA)라고 하는 에일리언 계열 외계생명체와의 전투 러닝타임 : 100분 아이고, 이 영화! 지금 평이 굉장히 안 좋지요!!! 별별 악평이 다 쏟아지는 데다 실제 흥행도 망하고 있습니다! 어떡하죠!!! 이래봬도 제작비가 1억 3천만 달러나 들어간 영환데요!!!!!! 작년 12월부터 예고편 챙기면서 “부활할 것인가,..
종언(終焉)과 창조의 대지로――― 이스 7 (Ys SEVEN, イース7) 기종 : PSP 발매 : 일본 팔콤 발매일 : 2009년 9월 17일 (저는 그냥 나중에 나온 염가판인 베스트판을 샀습니다, 2011년 겨울에… 그리고 지금 비닐 뜯음요…………) 장르 : 액션RPG, 적과 무기 간의 상성 때문에 타닥타닥 수시로 교체해서 골고루 쓰게 돼 있는 3인 파티 액션 (맨 마지막에 만들 수 있는 아돌의 최강 장비만이 상성 없습니다) 판매량 : 75,311장 (첫 주 42,816장) “이스 7”이 저의 첫 이스가 되었네요. (분명 만트라의 이스 패키지가 집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동생이 사고 동생이 했나? 저는 플레이한 기억이 없어요. 아돌의 몸통박치기? 그런 거 기억 안 남동……) 1회차, 난이도 노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