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건 씨의 전화기 (Mr. Harrigan's Phone, 2022)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스티븐 킹의 책 『피가 흐르는 곳에』에 수록된 단편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공포 영화. 공포? 잘 모르겠다. 내 눈에는, 스마트폰에 대한 비판을 곁들인, 다정한 소년과 괴팍한 노인의 훈훈한 우정 이야기로 보였다. 분명 블럼하우스 로고를 보았지만 말이다. 분명 케니 얜코비치의 마지막 자세와 구두약은 불가사의했지만 말이다. 분명 딘 휘트모어가 쓴 부스베이 비누와 'Stand by Your Man' 노랫말은 수상했지만 말이다. 주인공이 기이한 우연을 몇 번 겪은 뒤, 가슴속 깊이 박혀있던 슬픔과 외로움을 예술로 승화시켜서 자전적 공포 소설로 꾸미고 과제로 제출한 뒤에 낭독한 걸 영화화한 성장 영화 같았다. 해리건 ..
프린세스 (The Princess, 2022) 20세기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훌루 오리지널 영화. 한국에 훌루는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오지 마세요~. 이 이상 OTT 늘리지 맙시다.) 디즈니+에서 볼 수 있다. 중세 판타지 액션. 온갖 작품에서 사고파는 물건처럼 결혼당하던 공주 캐릭터가 지긋지긋했다면 한 번쯤은 볼만할 듯. 남의 집안 남자를 왕으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억지로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생긴 공주가 영화 시작부터 수갑 쇠사슬과 머리 장식, 장작, 회전 돌려차기 등등으로 남자들을 마구 해치운다. 청불. 잔인하고 징그러운 장면이 러닝 타임 내내 나온다. 주로 공주 혼자서 무뢰배 남자들을 죽이느라 나오는 장면들이기 때문에 아, 이게 이 영화의 특징이구나 하고 이해한다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당..
라이프 (Life, 2017) 외계생물 SF. 공포 스릴러. 인간들은 화성 탐사선이 가져온 화성 샘플을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분석하고 외계 생명체를 발견해 캘빈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라이프』가 공포 SF 영화인 까닭에, 캘빈은 인큐베이터에서 탈출하고 인간들을 위협하기 시작한다. 15세 관람가라서 직접적으로 히익스러운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연출이 좋아 상상력을 자극하고 긴장감을 유발한다. 캘빈은 너무 빨리 자라고 너무 똑똑하다. 굉장히 징그럽다. 😱 캘빈이 저지르는 짓거리들과 인간들이 이렇게 저렇게 당하면서도 막아보려 애쓰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스포일러당하지 말고 봐야 할 영화. 휴 "살아남으려고 저러는 거야. 생명은 파괴와 더불어 존재하는 거지. 캘빈은 우릴 미워하지 않아. 하지만 우릴 ..
9월에 영화를 정말 많이 봤다. 하루에 다섯 편이나 본 날도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들, 80년대 귀여운 청춘 영화, 90년대 잘 만들어진 범죄 영화, 2000년대 웃긴 액션 영화, 코로나19 한창때 개봉한 영화들, 마블 영화들….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로다주가 떠나고 MCU에 관심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디즈니플러스 2,500원으로 끊은 김에 혹시나 다시 불붙을지도 모르지 하고 페이즈 4 영화들을 쭉 한번 보았다. 페이즈 4 영화들의 공통점은 뒷맛이 씁쓸하다는 것이다. 내가 사랑했던 마블 페이즈 3까지의 등장인물들이 어쨌든 어떻게든 퇴장해간다. 케빈 파이기가 과거는 뒤로 하고 미래로 나아가라고 한다. 다른 우주도 보라고 한다. 아니, 근데 왜 내가 오락 영화를 보면서 그래야 하냐고…! 배우나 ..
넷플릭스 썸네일은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해서 보여주는 거라고 하던데, 초기화면에 뜨는 작품이나 카테고리는 그렇지 않은 걸까? 귀여운 키즈 콘텐츠를 봤다가도 금세 잔인한 청불 액션물을 봐버리는 사용자이기 때문에 취향을 분석하기 힘든 걸까? 아니, 근데 둘 다 제가 보는 겁니다. 분석해주세요. 주로 미국애니메이션을 보는 나에게 넷플릭스는 왜 허구한 날 일본애니메이션을 들이미는지? 야한 영화도 질색이건만, 어째서 ‘선정적 영화’라는 카테고리를 내놓는 것이지요? 혹시나 해서 둘러봤지만, 역시나 내 취향과는 거리가 먼 썸네일들이구만. ‘다시보기 추천 콘텐츠’도 마음에 안 든다. 두 번 본 영화라고, 2화 이상 본 드라마라고 좋아하는 작품인 게 아니라구…. 넷플릭스, 힘 좀 내봐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언젠가 ..